<세월호참사> 분향소에 미니스커트·슬리퍼 등 '꼴불견'도..

입력 2014. 4. 26. 16:56 수정 2014. 4. 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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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맨다리에 미니스커트, 야구모자와 선글라스, '트레이닝' 바지와 슬리퍼.

청바지에 흰 티셔츠는 양반이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11일째인 26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나흘째 이어졌다.

대부분 검은 계열의 상·하의를 단정하게 입고 애도를 표했으나 일부 추모객이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복장을 입고와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짧은 청바지를 입은 채 분향소로 들어가는 줄에 서 있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두 여성은 속살이 비치는 베이지색 망사 원피스와 무릎 한뼘 정도 위까지 오는 길이의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30대로 보이는 이들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이었으며 얼굴에 쓴 선글라스는 조문할 때도 벗지 않았다. 이들의 차림새는 마치 집앞 커피숍에 가는 데 가장 적당했다.

친구 5∼6명과 무리지어 온 한 남성은 야구모자를 쓴 채 분향소를 향했으며, 또 다른 10대 남성은 운동복 바지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헌화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나들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 가족단위 조문객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엄마 손을 잡고 고사리 손으로 국화를 단상에 올려놓던 여자아이는 흰색 스타킹에 분홍색 치마, 화사한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대부도 등 교외로 나들이를 나가려다 꿈도 펴지 못해보고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할 요량으로 온 길이겠지 하고 생각하면 될 일이겠지만 조금 더 옷차림에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일부 조문객 중에는 흙이 잔뜩 묻은 등산화와 등산가방을 멘 채 분향소에 들어서기도 했다.

사흘간 분향소를 지킨 경기도 합동대책본부 한 관계자는 "주말이어서 그런지 나들이 갔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오시는 분들이 평일보다 많은 것 같다"며 "'그냥 아이한테 한번 보여주려고 왔다'고 말하는 분들도 제법 많았다"고 말했다.

분향소 밖에서 추모객들을 안내하던 한 시민경찰은 "날이 더워져 복장이 간편해진 것 같다"며 "옷차림이 어떻든 다들 애도하는 마음으로 조문왔을 텐데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조금만 더 복장에 신경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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