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단독] 50t 사이드램프 뜯어내..배 좌우 균형 무너졌다

2014. 4. 2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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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이 일본에서 세월호를 도입한 뒤 선수 우측 사이드램프(현측문)를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트럭 등 배에 들어가는 차량을 지탱하는 통행로와 유압장치를 비롯해 주변 설비 일체를 뜻하는 사이드램프 구조물은 무게가 50t에 달한다.

청해진해운은 이 구조물을 철거하는 대신 밸러스트 탱크에 물(평형수)을 더 넣어 균형을 맞추려 했지만 세월호는 운항 중에 흔들리거나 덜컹거리는 등 문제점을 노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선장이 이 문제를 회사에 여러 번 제기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1994년 일본에서 건조된 세월호는 '나미노우에호'란 이름으로 2012년까지 운항하다 청해진해운에 매각됐다. 나미노우에란 명칭은 62년부터 사용됐다. 일본 해운업체는 업그레이드된 5세대 나미노우에호를 운영 중이며 세월호는 4세대 나미노우에호를 들여온 것이다.

이 4세대 나미노우에호가 일본 항구에 정박한 모습을 담은 과거 사진을 보면 선수 우현에 차량과 화물 출입을 위한 육중한 철문과 크레인 등 중장비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를 수입해 개조한 세월호에는 이런 설비가 모두 사라졌다.

인천항만 관계자는 22일 "세월호의 배 떨림 현상이 심해 신 선장(47·원래 선장)이 굉장히 많이 걱정했다"며 "선장에게서 최근 '선미에 객실을 더 올려 무게중심이 높아진 마당인데 사이드램프를 떼면 안 되는 거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이드램프 철거로 균형이 흐트러진 걸 만회하려 임시방편으로 밸러스트 탱크에 평형수를 30t 더 넣고 다녔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구속된 1등 항해사 신모(34)씨 역시 전남 목포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 직후 기자들에게 "세월호는 워낙 복원력(배가 한쪽으로 기울면 원상회복하는 능력)이 없는 배였다"며 구조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청해진해운도 이런 사실을 알았지만 묵살해 왔다. 사고 1주일 전에도 인천항만 관계자가 경영진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했지만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느냐. 찾아서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만 했다고 한다.

청해진해운은 악화된 경영 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사이드램프를 제거하고 화물 적재 공간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매출액은 2009년 288억원에서 2010년 285억원, 2011·2012년 261억원으로 감소하다 세월호가 투입된 2013년 320억원으로 급증했다.

선박 검사기관인 한국선급 관계자는 "사이드램프가 철거된 건 맞지만 안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검사가 부실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21일 부산의 한국선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인천=조성은 기자, 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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