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세월호 실종자 가족 "유언비어가 제일 힘듭니다"

2014. 4. 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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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 000

▷ 한수진/사회자:

실종자 가족들은 또 하루 밤을 하얗게 지새웠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만 이틀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실종자 가족들, 구조작업의 어려움은 알고 있지만, 정부의 잇단 늑장대응과 부실 대응에 대해서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에 대해서도 가족들은 정말 놀라는 마음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고 하는데요. 지금 실종자 가족 한 분이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익명으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세요?

▶ 실종자 가족 000: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경황이 없으실 텐데요. 여동생이 실종되셨다고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입이 떨어지지 않네요. 어떤 여동생인가요?

▶ 실종자 가족 000:

착하고, 정말 바르고... 작은 것 하나하나, 무단횡단도 안 하고, 바르게 자란 동생이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많이 보고 싶으실 텐데. 현지에는 부모님께서 가 계신다고요. 부모님과 통화는 자주 하시고요?

▶ 실종자 가족 000:

부모님들도 경황이 없어서 통화가 좀 어렵고. 진도에 계속 계시는데. 불시에 대응하고. 유언비어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가족 분들이 답답해하는 점이 너무 많다, 인터뷰에 응하겠다, 이렇게 저희 제작진에게 말씀하셨다고 하는데. 어떤 점이 가장 답답하신 거예요?

▶ 실종자 가족 000:

오늘은 막 일어나서 상황을 잘 모르겠는데. 어제 부모님이 같이 계시는 학부모님들하고 배를 직접 타고 나가셨는데, 초반에는 잠수부가 100여 명이 투입이 되었다, 라고 말했는데요. 실질적으로 나갔을 때는 10명도 안 되는 분들이 계셨고. 잠수를 했다, 라고 하는데 잠수를 한 사람은 보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그렇게 부실대응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해주셔서 좀 많이 답답하고 분노를 했죠.

▷ 한수진/사회자:

구조인력이 언론에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말씀이신가요?

▶ 실종자 가족 000:

네, 초기에, 초기에 그러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부모님께선) 언제 사고 해역으로 가셨다고요?

▶ 실종자 가족 000:

어제 오후쯤에 급히 나가셨는데, 100여 명이 투입되었다고 했는데, 보이는 사람은 채 10명도 안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바다에 나간 건, 실종자 가족 분들이 해경의 도움을 받아서 나간 건가요?

▶ 실종자 가족 000:

아뇨. 그것도 가족 분들이 돈 모아서 따로 어선 빌려서 나간 걸로 알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개인적으로 돈을 모아서, 배를 빌려 타고 나갔다?

▶ 실종자 가족 000:

초기 대응이 조금 부실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답답한 마음은 많으신데, 지원이 제대로 되지 못했던 모양이죠?

▶ 실종자 가족 000:

네, 초반에는 그랬고요. 현재 상황은 제가 아직 들은 게 없어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제 기상과 조류 상황이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하잖아요. 그런 여건을 감안해도 분명히 문제가 있어보였다, 이런 뜻인가요?

▶ 실종자 가족 000:

그렇죠. 비와 조류가 심해지기 전부터 인력이 투입되었다고 언론에 보도가 되었는데, 실질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왜 현장에 이렇게 구조인력이 없는지,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셨다고 하던가요? 뭐라고 말씀 안하세요?

▶ 실종자 가족 000:

지금 상황으로는 제가 정확하게 확답을 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새벽에는 조명탄 터뜨려서, 조명탄만 터뜨리고 작업을 못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하셨고.

▷ 한수진/사회자: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가족 분들 입장에서는 정부에 대해 불신이 많이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사건 초기에도 탑승 인원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어서 오락가락 했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불만들이 많으시죠?

▶ 실종자 가족 000:

일단 전원 구조되었다고 저희를 다 안심시켰는데. 갑자기 절반도 안 되는 생존자가 생기니까 좀 많이 불안해하시고 답답해하시고. 지금 현장에 계시는 학부모님들은 힘들어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또 어떤 것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까?

▶ 실종자 가족 000:

정말 제일 힘든 게 유언비어가 제일 힘들죠. 안에 살아 있다, 연락이 왔다, 계속 네티즌 분들이 퍼뜨리시는데. 경찰 쪽에서는 모두 다 사실이 아니다, 라고 발표가 났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걸 믿고 있었는데, 부모님들은 또 가슴에 상처를 더 받으신 거죠.

▷ 한수진/사회자:

살아있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런 내용들의 이야기가 나돌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가졌다가 마음 급해지고 상처를 받고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정말 이런 일 절대 없어야 하는데 말이죠. 당국에서도 단속을 한다고는 하는데, 단속을 하기 전에 정말 이런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사고 원인 관련해서 여러 가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초기 대응 보면 어이없는 일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 가운데에서도 선장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 이런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실종자 가족 000:

좀 많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죠. 다른 학생들은 친구들 구하려다가 많이 사망하고. 계속 사망,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데. 선장님은 본인 혼자 탈출 했다는 그 점 자체가 화가 나고 분하기도 하고요. 지금 학부모님들이 계속 그것 때문에 많이 화가 나신 상태죠.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야기들을 하시던가요?

▶ 실종자 가족 000:

그 분이 구명정을 펼쳐주었어도, 우리 아이 살지 않았을까, 말씀도 하시고.

▷ 한수진/사회자:

선장이 탈출하지 않고 구명정, 구명벌만 제대로 펼쳐졌으면...

▶ 실종자 가족 000:

그리고 (안내)방송이 조금만 더 제대로 되었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살아남지 않았을까, 그런 말씀하시면서. 뉴스 보도가 되면서, 또 많이 우셨죠.

▷ 한수진/사회자:

구명벌이라는 게 42척이나 되었다고 하던데요. 25인승이니까 전원이 다 탈 수 있었다고 하죠.

▶ 실종자 가족 000:

실질적으로 터진 것은 1개 밖에 없고. 그게 다 터졌다면 전원이 무사 구조되었을 수도 있다, 라고 뉴스에서 나오고 있어서 안타까워하세요, 부모님들이.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도 선장과 선원들은 이미 배를 탈출한 상황이었다고 하고. 너무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어른들이 좀 더 책임을 다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 가족들로서는 당연히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실종자 가족 000:

네, 애들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정말 착하게 가만히 있었는데...

▷ 한수진/사회자:

마지막으로 못 다하신 말씀 있으시면, 해 주시죠.

▶ 실종자 가족 000:

제 동생 뿐 아니라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그리고 시민 여러분들,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고요. 정말 허무하게 인생이 끝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실 텐데 힘내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좋은 소식 간절히 바랍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실종자 가족분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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