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충전해달라"며 며느리 강간한 인면수심의 시아버지
며느리를 강간한 인면수심의 시아버지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시아버지는 항소심 재판에 오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며느리가 원했다"라는 등의 거짓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10일 집에 혼자서 청소하던 며느리에게 접근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이모씨(69)의 항소를 기각했다.
아들내외와 함께 살던 이씨는 지난해 6월 작은 방에서 엎드려 침대 매트를 정리하고 있는 며느리 ㄱ씨를 발견하고, 뒤에서 며느리를 껴안은 뒤 성추행했다.
이씨는 겁에 질린 며느리에게 "내가 기가 많이 빠졌으니 기 충전 좀 해줘라"라며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강간했다. ㄱ씨는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온 후에 피해사실을 알렸고,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1심은 "함께 거주하는 며느리인 피해자를 강간한 반인륜적 범행으로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자인 며느리는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며, 피해자의 남편인 아들과 다른 가족들 역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며느리인 ㄱ씨가 시아버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내는 등 다른 사유들을 고려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씨는 징역 4년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았음에도 "약간의 삽입은 시도했지만 발기부전이라 강간까지 가지 못했다"며 "강간미수로 봐야한다"고 항소했다. 또 징역 4년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적고통이 컸을 범행을 저지르고도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피해자가 성관계를 원했다는 등 피해자를 모함해 또다시 상처를 줬고, 항소심에 이르러서는 강간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며 처벌을 모면하기에 급급하다"며 "자신의 범행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없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피고인 이씨만 항소해 재판부가 법적으로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돼 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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