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이 한류? EBS도 '친정권방송'에 합류하나

2014. 3. 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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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업무협약 맺고 '통일은 대박' 기획…EBS "원래 통일 관심 많아, 코드 맞추기 아냐"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

EBS가 박근혜 정권 기조와 정책에 발맞추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거나 기획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정권 코드 맞추기'라며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EBS는 지난 3일 통일부, 국민대통합위원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통일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통일의식 고취 등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적이다. 이 업무협약에 따라 EBS는 이들 기관과 토크 콘서트 < 국민공감! 통일은 대박이다 > (가제)를 4개 도시 순회공연으로 준비하고 있다. 또한 EBS의 간판 프로그램인 지식채널e 포맷을 차용한 < 통일시대e > (가제)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 통일공감 스쿨 토크 콘서트 > (가제)도 준비 중이다.

▲ 박근혜 대통령

EBS는 원래 각 공공기관 및 정부부처와 업무협약을 맺어왔다.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평생교육진흥원, 한국과학창의재단 등 교육·미디어 분야에서의 업무협약이나 이동통신사, 포털사이트를 통해 수능 관련 업무협약을 맺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EBS의 '전통' 분야와는 관련성이 적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취지의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이런 EBS의 일부 제작 흐름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 전에 밝힌 '통일은 대박' 발언에 맞춘 정권에 잘 보이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내용 또한 기존 EBS 프로그램과 비교해봤을 때 '생뚱맞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 EBS 특별기획 < 한국을 수출하다 >

EBS는 지난 2월에도 특별기획 2부작 < 한국을 수출하다 > 란 프로그램을 통해 박정희 정권이 주도했던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조명했다. 지난해 6월 새마을운동기록물 2만 2천 건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와 전 세계로 수출된 새마을운동 현장을 집중 취재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역시 '정권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EBS 한 PD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전형적인 해바라기성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제작진이 해외에서 새마을운동의 흔적을 찾지 못해 취재 당시 애를 먹었다고 들었다"고 꼬집었다.

EBS가 최근 '이질적인'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는 배경으로는 "이명박 정권 말기에 임명돼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신용섭 사장의 입지 탓"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임명, MB 정권의 '마지막 낙하산'으로 불렸던 신 사장은 박근혜 정권 이후 공기업 사장이었던 MB인사들이 다수 교체되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또한 이명박 정권 이후 강화되고 있는 방송사의 보수화 경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최근 논란이 됐던 MBC < 뉴스데스크 > 리포트

신 사장은 지난해에도 <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 (반민특위 편) 제작을 중단시키고 제작진이었던 김진혁 전 PD를 수학교육과로 발령 내기도 했다. 이어 다큐프라임 폐지 발언으로 EBS 안팎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신 사장의 돌발 행동에 당시에도 '친일'이라는 약점이 있는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EBS측은 '코드 맞추기'와 전혀 상관없이 이뤄지고 있는 기획이라는 입장이다. 서동원 EBS 홍보부장은 "EBS는 이전부터 '코리아 코리아'와 같은 통일 관련 프로그램을 해왔고, 통일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런 연장선에서 이번 토크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해보자란 생각에서 준비해왔고, 정부 및 관계기관과 접촉하면서 얼개를 같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또한 "새마을운동을 다룬 것도 최근 한류 열풍이 드라마로 그치치 않고, 교육의 한류로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계로부터 주목받은 새마을운동에 주목했다"면서 '교육의 한류와 새마을운동은 관련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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