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는 데만 1박2일.. 유달산의 일제 말뚝, 지독하다

2014. 2. 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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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오균 기자]

목포 유달산 노적봉에 일제가 박아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쇠말뚝.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기를 끊어 놓기 위해 유달산 혈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놓고 있다.

ⓒ 최오균

호남정맥의 끝자락에 위치한 목포 유달산은 신선이 춤을 추는 형상을 하고 있다. 민족의 정기가 흐르는 유달산에는 오랜 옛날부터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일등바위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일등바위에서 심판을 받은 혼령은 이등바위로 옮겨져 대기를 하고 있다가, 저승길에서 극락세계로 가는 영혼은 세 마리 학(삼학도를 나타냄)이나 고하도 용머리의 용에 실려 떠나고, 용궁으로 가는 영혼은 거북섬(구도龜島, 목포와 압해도 사이에 있는 섬)으로 가서 거북이 등에 실려 용궁으로 떠난다고 한다.

노적봉에서 바라본 유달산. 호남정맥의 끝자락으로 신선이 춤을 추는 형상이라고 한다. 뒤 좌측 정상에 일등바위가 있고, 우측 정상에 이등바위가 있다.

ⓒ 최오균

노적봉에서 바라본 삼학도. 세 마리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 최오균

노적봉 혈 자리, 여전히 37개 쇠말뚝 박혀 있어

예부터 유달산은 사람이 죽은 뒤 그 영혼이 심판을 받고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사람들이 우러러 숭배를 하여 온 명산이다. 그런데 민족의 혈이 흐르는 이 유달산에 일제가 박은 것으로 추정되는 쇠말뚝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기상이 서린 노적봉에는 37개나 되는 쇠말뚝이 박혀 있다.

노적봉은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적은 군사로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전술적으로 이용한 유서 깊은 역사 유적지다. 이순신 장군은 높이 60m의 노적봉에 낟가리 이엉을 덮어 곡식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장하여 많은 군사가 주둔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고 영산강에는 흰 횟가루를 뿌려 군사들이 밥을 해먹는 쌀뜨물처럼 보이게 하여 왜적으로 하여금 미리 겁을 먹고 도망치게 했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낟가리를 했던 노적봉.

ⓒ 최오균

이런 의미 있는 노적봉을 일본인들이 가만둘 리 없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전국 여러 곳에 박혀 있던 쇠말뚝이 발견 즉시 뽑히는 것과 달리 유달산에 박혀 있는 쇠말뚝은 그 존재가 알려진 지 오래인데도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유달산을 매일 찾는 시민들도 일제의 잔해인 쇠말뚝은 즉시 철거해야 마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유달산의 정기가 삼학도 방향으로 뻗어 내려가는 지맥인 노적봉 밑 시민의 종 바로 옆 바위 혈에는 무려 37개의 쇠말뚝이 박혀 있는데도 빨간 색으로 둥그렇게 표시만 해놓고 그대로 방치해 놓고 있다.

목포시 문화예술과에 문의한 결과, 금년 중에 유달산에 산재해 있는 쇠말뚝을 일제히 점검한다고 한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일제의 쇠말뚝으로 확인이 되면 예산을 확보한 후 제거할 계획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제가 박은 쇠말뚝을 표시해 놓은 자국.

ⓒ 최오균

"일제의 쇠말뚝, 국가적 차원에서 발굴해 제거해야"

그러나 일제 쇠말뚝제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한배달민족정기선양위원회(위원장 소윤화)와 (사)전통문화보존회(이사장 이계석)에서 이미 지난 2010년 6월 28일 노적봉 일대를 답사한 후 일제의 쇠말뚝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38개의 쇠말뚝 중 1개를 뽑아낸 바 있다.

지난 6일 이계석 이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적봉 쇠말뚝은 일제의 쇠말뚝이 확실하다며 노적봉 쇠말뚝 제거작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우리 전통문화보존회 회원과 소윤하 위원장 등 17명의 회원들이 지난 2010년 6월 1개의 쇠말뚝을 제거하는데 무려 이틀이나 걸렸습니다. 그날 행사에는 목포문화원, 목포MBC, 목포시청 관계 직원들도 함께 참관을 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쇠말뚝은 예산과 장비가 부족하여 뽑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백두대간 곳곳에 박혀 있는 일제의 쇠말뚝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굴하여 하루 속히 제거해야만 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치는데 이용했던 노적봉에 37개나 되는 쇠말뚝이 박혀있다.

ⓒ 최오균

일제는 신출귀몰하며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을 두려워하여 임진왜란 당시 전쟁에서 패한 지역인 유달산, 고하도, 우수영 등 혈맥에 집중적으로 쇠말뚝을 박았다고 한다. 해남 우수영 인근 옥매산에 박혀 있던 쇠말뚝도 관민(官民) 합동으로 '옥매산쇠말뚝뽑기추진위원회'를 조직하여 2012년 8월 15일 제거한 바 있다.

유달산에는 노적봉 말고도 일제의 쇠말뚝이 여러 곳에 박혀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남김없이 제거해야 마땅하다. 유달산뿐만 아니라 민족의 정기가 서려있는 백두대간 곳곳에 박혀있는 쇠말뚝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굴, 하루 속히 제거해 우리 민족정기가 국토전체에 순조롭게 흐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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