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필리핀서 피랍 실종 한국인 2명 살해 암매장돼
외교부와 비용 마찰.. 시신발굴 늦어져
[동아일보]
2011년 9월 필리핀 여행 중 납치, 실종된 홍석동 씨(당시 30세)와 신원 미상의 한국인 1명이 납치단에게 살해됐고 시신은 암매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홍 씨를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던 납치단 두목 최세용 씨(47)가 태국에서 검거돼 한국으로 이송됐지만 홍 씨 등 실종자들의 행방에 대해선 함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경찰에 결정적 제보가 접수됐다. 한국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납치단원 김원빈 씨(21)가 교도소 동기 A 씨에게 "홍 씨 등 2명이 살해된 뒤 아파트 콘크리트 밑에 암매장됐다"고 털어놨고 A 씨가 이를 경찰에 전달한 것이다. 또 A 씨는 홍 씨가 살해당한 상세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홍 씨 어머니 고금례 씨(58)에게 보냈다.
경찰은 A 씨의 제보와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필리핀 현장 조사를 했고 홍 씨 등 실종자 2명의 시신이 필리핀의 한 아파트 콘크리트 밑에 묻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시신 발굴 비용 수천만 원을 조달하고, 필리핀 정부의 협조를 받는 문제를 놓고 경찰과 외교부가 갈등을 빚으며 시신 발굴이 늦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법원의 시신 발굴을 위한 영장 등 사전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시신 발굴 비용을 외교부에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외교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필리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필리핀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받아야 한다. 언제 해결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 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실종된 아들의 생사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 고 씨는 "아들을 그리워하던 남편 옆에 불쌍한 아들을 묻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도대체 누구를 붙들고 얘기해야 아들의 시신을 찾을 수 있느냐"며 눈물을 흘렸다.
김민지 채널A 기자 mettym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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