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 울리는 공중전화..휴대폰 보다 요금 비싸

최선 2014. 1. 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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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중전화 중 63% 병사들이 사용
휴대폰보다 30% 가량 요금 비싸
1분당 과금해 1초당 과금방식 휴대폰보다 불리
군 요금인하 및 과금체계 개선해 2016년까지 14.8% 인하

국군 장병들이 사회와 통할 수 있는 길은 공중전화와 편지 뿐이다. 군부대에 설치된 공중전화의 과금제도가 병사들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경기도 모 부대에서 복무 중인 강모(21) 상병은 부모님, 여자친구와 통화하는 게 낙이다. 하지만 한달 13만원인 빠듯한 월급으론 몇만원하는 공중전화카드 비용조차 부담스럽다. 돈이 떨어져 수신자 부담(콜렉트콜)으로 전화를 걸 때면 아직 학생인 여자친구에게 미안하다. 얼마 전엔 "휴대전화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여자친구의 불평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광진 민주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내 공중전화 현황'에 따르면 2013년 말 현재 군부대에 설치된 공중전화는 4만 6000여대다. 병사 10명당 1대꼴이다. 이는 전체 공중전화(7만 4000여대)의 63%에 달한다. 군 부대에는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온세텔레콤(036630) SK(003600)텔링크 등 통신사업자들이 군부대 공중전화를 통해 걷어들이는 요금은 연간 780억원 달한다.

문제는 요금이다. 공중전화 요금은 일반 휴대전화 요금보다도 비싸다. 한달에 180분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공중전화는 2만8000원, 일반 휴대폰은 1만 9440원(초당 1.8원)이다. 공중전화가 휴대폰보다 8560원(30%)비싸다.

공중전화는 휴대전화보다 분당 통신요금이 비쌀 뿐만 아니라. 과금체계 또한 이용자에게 불리하다. 휴대폰을 포함한 일반 가정전화는 1초 단위지만 공중전화는 1분 단위다. 특히 수신자 부담 전화는 3분 단위 과금체계여서 1초만에 끊어도 3분 요금을 내야 한다.

김 의원은 "휴대폰이 금지된 군부대에선 병사들이 사회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공중전화인데도 너무 비싼 요금 때문에 병사들의 부담이 크다"며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요금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통신사와 협의를 거쳐 2년간 순차적으로 초당 과금액과 과금방식을 개선해 요금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예정대로 진행되면 2016년엔 공중전화 요금이 현행보다 14.8%정도 낮아져 연간 병사들의 전화요금 부담을 116억원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통신사들은 군의 공중전화 요금인하 요구에 부정적이다. 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형평성 문제 때문에 다른 지역 요금도 함께 낮춰야 한다. 아울러 공중전화가 대표적인 적자사업이라는 점도 군의 요구가 부담스러운 이유다. 통신사들은 지난 5년간(작년 10월기준) 공중전화 손실분담액으로 1700억원을 지출했다. 공중전화는 국가기간사업이어서 통신사들이 매출규모에 따라 손실액을 나눠 부담한다.

KT 관계자는 "군의 요구가 있긴 하지만 공중전화 요금은 인하 여부를 단언하긴 힘들다"며 "다만 공중전화의 과금체계나 할인폭은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 (bestgiz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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