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어디서 잘못됐는지도 모른다
경찰이 22일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에 실패한 것은 무엇보다 정보력 부재와 작전의 미숙함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경찰이 이날 노동계 등의 반발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 진입한 것은 철도파업을 주도한 지도부가 이 곳에 은신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노동운동의 본산'으로 인식되는 민노총에 섣불리 진입했다가는 시민사회의 극심한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 진압과정에서 같은 건물에 위치한 언론사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진입 결정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성공을 자신했다.
실제로 경찰은 '민노총 사무실에 철도노조 간부들이 없다'는 이야기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이날 오후 7시쯤에도 검거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정호희 민노총 대변인이 트위터에 "하루 종일 난리를 친 이곳 민노총 본부 건물에 철도노조 수배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는 글을 올렸지만, 이마저 노조원의 교란 작전으로 여겼다.
정보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만큼 경찰이 이번 작전 실패로 받은 충격은 크다. 게다가 경찰은 진입 작전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작전 실패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는 진입 작전 직전인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 지도부가 빠져 나간 경우다. 경찰은 검거 작전이 실패한 뒤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7일 전국철도노조 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으며, 통신수사 등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집행부 상당수가 민노총 사무실에 은신해 있다는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작전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해명했다. 또다른 가능성은 정보 자체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능성은 적지만 애초에 철도노조 간부가 민노총 사무실에 없었을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경찰은 정보력에 대한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검거 작전 도중 혼란을 틈타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다. 이날 오후 8시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지도부가 무사히 피신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실패 원인이 무엇이든 경찰은 책임론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책임소재를 일일이 가릴 수는 있겠지만 결국 최종 결정권자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알수 없다"고 우려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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