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넷]그 후 1년, 솔로대첩 커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만나는 사람도 있고 안 만나는 사람도 있어요. 다들 바쁘게 살고 있으니…."
유태형씨(27). 솔로대첩을 기억하는지. 지난해 이맘 때쯤 인터넷·SNS를 달궜던 이슈다.
유씨는 '솔로대첩'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었다. '님연시'(님이 연애를 시작했습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리에서 염장질을 하는 '커플들'에 맞서 솔로들이 서로 만나 인연을 맺자는 아이디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어 만들어진 '솔로대첩' 페이지를 통해 논의가 진행되고, 자원봉사단도 꾸려졌다. 그러나 진행은 순탄치 않았다. 기업 스폰서를 둘러싼 잡음이 나왔다. 일부 짓궂은 누리꾼의 이른바 '슴만튀'(가슴을 만지고 도망간다) 도발계획이 알려지면서 우려는 가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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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4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솔로대첩' 행사. 남성 참가자들만 가득하다. | 김기남 기자 |
개최장소로 섭외했던 여의도공원 측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무산위기에 내몰렸다. 우여곡절 끝에 행사는 열렸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제일 많은 것은 남성, 그 다음은 비둘기…." 식의 조롱글이 나올 만큼 행사는 좌충우돌이었다. 실제 행사로 맺어진 커플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후 1년. 궁금했다. 올해 크리스마스엔 저런 행사를 안 하나. 언론에 보도되었던 솔로대첩 1호, 2호 커플은 어떻게 되었을까. 솔로대첩 페이지를 살폈다. 행사의 처참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 후 1월에 강남에서 유사한 행사를 한 번 더 한다는 소식이 있다. 하지만 결과는 올라오지 않았다.
"사는 게 바빠서 여전히 솔로"라는 주최자 유씨는 "현재 조그마한 광고회사를 다닌다"고 했다. "운영상에 실수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요. 지금은 그냥 멀찍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올해 다시 솔로대첩 같은 행사를 주최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당시 갈등을 빚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궁금했다.
"다 화해하고 잘 지내요. 딱 한 분 연락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연락이 되지 않은 그 관계자는 기자가 솔로대첩 기사를 쓸 당시 취재했던 인사다.
이 인사와 연락을 취했다.
"감정의 앙금 같은 것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행사 당시 비화(?)도 공개했다.
"여의도공원 관리사무소 측에서 빌려주지 않으려 했던 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 때문이었어요. 사고를 방지하려면 행사보험을 들어야 하는데, 주체가 불명확하다 보니 보험 가입이 전혀 안 되는 거였습니다." 당시 인터넷 언론에서 보도했던 솔로대첩에서 맺어진 커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역시 부정적인 반응이다. "그 친구들의 그 후 소식은 모르지만 얼마나 갔겠습니까. 거기 길바닥에서 만난 사람들인데…. 당시 선착순으로 열 커플에게 선물을 준다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그걸 따려고 그 자리에서 커플 되었다고 손잡고, 상품 반씩 나누자는 사람들도 봤어요. 그런 커플들이 얼마나 갔겠습니까?"
반면 유태형씨는 끝나고 "행사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맺게 돼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여럿 받았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 주장이 맞을까. 혹시 솔로대첩을 계기로 커플부대로 귀순에 성공한 커플이 아직 있다면 연락 바란다. 다음주 이 코너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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