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군의관 키워놓으니..피부과·정신과 몰려

하현종 기자 입력 2013. 12. 9. 21:15 수정 2013. 12. 9. 2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육·해·공군 사관생도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생도를 명문 의대에 위탁해서 장기 군의관으로 키우는 제도가 있습니다. 중증 외상 같은 군에 중대 의료수요에 대응하려고 학비까지 지원하면서 전문의로 양성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키워놓은 군의관들이 군과는 큰 관련 없어 보이는 전공에만 몰리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하현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관학교 학생들을 명문대 의대에 위탁해 의사로 만든다는 위탁교육제도 안내문입니다.

총상과 화상 등 군에 필요한 의료분야를 위해 장기 군의관을 확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선발된 이들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 의대에서 교육받습니다.

[대학병원 관계자 : 군에서 오시는 분들도 다른 의대생이랑 똑같이 수업이나 교육은 받으시는 것이고요.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도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의대에 진학하면 한 명당 총 5천만 원의 학비를 지원받습니다.

이 제도로 그동안 100명 가량의 사관생도가 의사로 양성됐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선택한 전공과목이 대부분 피부과나 정신과, 재활의학과 등 군 밖에서의 인기과로 편중됐다는 겁니다.

위탁교육 취지에 맞는 외과와 응급의학과를 선택한 경우는 전체의 2%에 불과합니다.

[국방부 관계자 : (과거에는) 군 위탁생이 연간 3명에서 4명 정도였어요. 그래서 특별히 전공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어느 과목을 전공하더라도 군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거죠.)]

군의 업무 특성상 총상이나 화상 같은 중증 외상 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위탁 교육제 취지에 맞게 키워진 외상 전문의가 거의 없다 보니 지난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은 군 병원이 아닌 민간 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

[성종호/전국의사총연합 공동대표 : 군에서 꼭 필요한 그런 전공을 하시는 분들이 장기 군의관들 사이에서는 많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외과 중에서도 정형 외과, 신경외과 일반외과 이런 외과 하고요.]

국방부는 뒤늦게 내년부터는 의대 위탁생이 군에 필요한 전공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훈령을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이승희)하현종 기자 mesoni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