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막고 다니는 셈"..'커널형 이어폰' 위험

조기호 기자 입력 2013. 11. 18. 20:36 수정 2013. 11. 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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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을 걷거나 지하철을 타서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엔 특히 귀에 쏙 들어가서 외부 음을 아예 막아주는 '커널형' 이어폰이 대세입니다. 음악 듣기는 좋은데 자칫 위험할 수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3일/서울 신촌 : (잠시만요. 저기요. 저기요!)]

아무리 불러도 듣지 못합니다.

[(안녕하세요. SBS에서 나왔는데요. 안 들리셨어요? 제가 계속 불렀는데.)]

[임아름/직장인 : 네, 못 들었어요. 계속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요.]

[(저기요! 선생님, 저기요!)]

바싹 다가가 불러도 눈치채질 못합니다.

[(아, 들리세요?)]

귓속에 쏙 들어가는 이른바 '커널형 이어폰'을 낀 사람은 대부분 뒤에서 불러도 듣지 못했습니다.

한 남성이 건물에서 황급히 뛰쳐나오고 곧이어 경찰이 출동합니다.

성범죄를 저지르고 도망가는건데, 피해여성은 한적한 골목길까지 남성이 계속 쫓아 오는걸 눈치채질 못했습니다.

커널형 이어폰을 꽂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커널형 이어폰을 끼고 외부 소리를 얼마나 들을 수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이어폰으로 일정한 소리를 듣는 6명에게 먼저 65데시벨의 외부 음을 들려줬습니다.

바쁜 사무실 안에서 전화 통화하는 정도의 크기입니다.

아무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진공청소기를 바로 옆에서 작동할 때 크기인 75데시벨에는 2명이 반응했고, 지하철 소음에 해당하는 80데시벨이 되자 5명이 손을 듭니다.

게다가, 소리가 들려도 정확히 어떤 소린지는 알지 못합니다.

[너희가. 다리가. 고리가.]

들린 대로 쓰라고 했더니 엉뚱하게 씁니다.

나중에 확인하고는 모두 황당해합니다.

[배명진/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교수: 이렇게 큰 소리가 들려도 무슨 말인지 뚜렷하게 받아적지 못 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환경 속에서 살고있다는 거죠. 이것은 귀를 막고 사는 것이다라는 거죠.]

적어도 차량 통행이 잦은 골목길을 걸을 때, 또는 혼자 한적한 밤길을 갈 때는 이어폰 한 쪽만 끼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경연)조기호 기자 cjk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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