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뒤덮은 '가시박' 덩굴..무서운 번식력 주변 잠식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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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박'이란 외래식물 들어보셨습니까?
이 가시박은 원래 미국에 있던 게 우리나라로 들어 온건데, 나무며 꽃이며 우리 토종식물들을 닥치는대로 말라 죽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엄청난 번식력. 제거하고 또 제거해도 무서운 속도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구경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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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서울 밤섬.
갈대를 헤치고 들어가자 호박잎처럼 생긴 덩굴 식물이 넓게 깔려있습니다.
생태계 교란식물 가시박입니다.
전담인력이 매일 걷어내지만 이미 밤섬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SYN▶ 이형종/밤섬 관리원
"뽕나무, 버드나무 다 덮어가지고 죽이는거죠."
남한강 상류로 가 봤습니다.
강변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통째로 가시박 덩굴에 뒤덮여 서서히 말라죽어가고 있습니다.
낙동강은 더 심각해서, 자전거 도로 옆 식물이라고는 가시박 뿐입니다.
대구 달성습지도 가시박에 점령당했습니다.
◀SYN▶ 석윤복/달성습지 지킴이
"인력으로는 사람들, 봉사자들이 와서 뽑는다든지 하는 것으로는 어려운 거죠. 안되는 거죠."
가시박은 이제 강 주변 농경지까지 잠식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SYN▶ 이순복/농민
"이 밭 전체 8천여 평에 다 있어요, 안 뽑아주면 농사를 못짓는 거야."
수시로 걷어내도 그때뿐입니다.
◀SYN▶ 송유식/농민
"감당을 못하는거야, 제초제를 뿌려도 이게 워낙 번식력이 강하다고."
가시박의 번식력이 엄청난 건 바로 씨앗들 때문입니다. 포기당 많게는 2만개의 씨가 나오기도 합니다.
가시박을 제거한 자리의 겉흙 30제곱센티미터를 조사했더니 씨앗 1백 50개가 나왔습니다.
이 씨앗이 강물에 떠내려가며 강줄기 주변으로 확산됩니다.
특히 경쟁식물이 사라지고 그늘마저 없어진 4대강 공사장 주변은 하루 30cm를 자라는 가시박에겐 최적의 번식 환경이 됐습니다.
◀SYN▶ 홍선희 교수/고려대생태연구소
"토양이 교란된(갈아엎어진) 지역에서 외래 식물이 많이 발생한다는 건 아주 일반적인 정설입니다."
북미가 원산지인 가시박의 씨앗은 땅 속에서 30년 이상 살아남습니다.
올해는 생장기가 지났지만 내년엔 더욱 넓은 지역으로, 더 무성하게 번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MBC뉴스 구경근입니다.
(구경근 기자 kpluskk@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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