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구름인파 뒤, 바람몰이 작전꾼
[서울신문]지난달 수도권에서 문을 연 A아파트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부터 구름 인파가 몰려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저조했다. 이 견본주택에는 이른바 '바람잡이'로 불리는 위장 손님들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까지 일당을 받고 경기 여주시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바람잡이로 일했던 한 주부는 10일 "현장 상황에 따라 2~3개 업체 인력이 총동원돼 수백명이 나가기도 한다"면서 "보통 손님들은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1~2시간이면 나가는데, 나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은 영락없는 동원 인력"이라고 털어놨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견본주택에 바람잡이를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인력관리 기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부녀회장 등이 분양대행사와 금전적인 거래를 통해 바람잡이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전문 업체에서 동원된 인력이 각 견본주택이나 분양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30~60대 여성 30~40명을 확보하고 있는 이 업체들은 직업소개소나 일일 도우미 소개업체처럼 인력 공급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증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잡이는 견본주택에 수십~수백명씩 동원돼 실제로 상담을 받는 등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대놓고 "프리미엄이 많이 붙을 것 같다", "위치가 좋다"는 등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말해 이를 들은 진짜 고객의 부동산 청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한 아르바이트 주부는 "보통 오전 11시쯤 견본주택에 들어가 오후 5시나 6시까지 있다가 나온다"고 말했다.
업체는 시행사와 계약한 분양대행사나 분양대행사와 계약한 홍보회사로부터 돈을 받아 1인당 1만원의 수수료를 떼고 바람잡이에게 5만원을 지급한다. 실제로 부동산 전문가나 언론 등은 종종 견본주택에 몰리는 손님의 수를 통해 해당 부동산의 분양 경쟁률을 예상한다.
업체에 소속된 바람잡이 주부들은 견본주택이 개장하기 전에는 분양광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견본주택 개장일에 손님들이 많이 오도록 홍보하는 일을 한다. 행인들에게 5000원짜리 상품권을 주고 연락처를 받은 뒤, 개장 당일에 상품권을 가져오는 손님에게 현금 5000원을 지급하기도 한다.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는 보통 분양대행사에 마케팅 업무를 거의 일임하기 때문에 분양 관련 판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이런 식으로 동원된 인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사전에 책정된 마케팅 예산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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