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바꿔주세요" 1인 시위 나선 초등학생.. 왜?
[오마이뉴스 유성애 기자]
지난 3일, 이용자가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초등학생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앳된 얼굴의 학생은 길가에 의자를 펴고 앉아 "박근혜 대통령님, 선생님을 바꿔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놓고, 자신의 상황이 적힌 A4용지 호소문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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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의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
ⓒ 화면캡처 |
해당 글 작성자는 3일 열린 하이서울페스티벌에 갔다가 광화문에서 1인 시위 중인 학생을 만났다며 사진과 함께 자신이 받은 호소문의 내용을 자세히 실었다. 그에 따르면 사진 속 학생은 서울 A초등학교 4학년 학생으로, 그는 자신의 담임선생님이 수업이나 점심시간에 기독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면서 폭행과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취재 결과 해당 학생은 실제로 A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며, 최근 학교에 가지 않고 서울시교육청·광화문 등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내에서 종교 강요 및 욕설, 협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학생 주장과 학교 측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7일 오후와 8일 오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학생이 온다는 광화문 시위 장소에서 기다렸지만 만나지는 못했다.
학생 "종교 강요 및 시위 방해, 뇌진탕까지.." vs 학교 "전혀 사실 무근"
학생은 호소문을 통해 "A초등학교는 기독교학교가 아닌 국공립학교인데도 내게 종교적인 차별을 했다, 평소 뉴스에서 알게 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지만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로 지난 8월 26일부터 시위를 하고 있다며, "A초 관계자들이 제 시위 장소에 나와 저를 보호한다며 시위를 방해하고 협박을 한다, 8월 27일에는 아무개 교감이 와서 주먹질을 했고, 이를 제지하는 부모님을 밀쳐서 아빠가 뇌진탕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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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초등학생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피켓. |
ⓒ 화면캡처 |
그러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에 나온 B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도 제게 '증거 있냐, 왜 거짓말 하냐'며 학교 관계자들 편을 들었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 저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고 친구들을 자꾸 거짓말하게 해서 교육을 병들게 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님, 선생님을 바꿔주세요"라고 글을 마쳤다.
인권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해당 학생은 지난 7월 말 위와 같은 내용으로 진정을 접수한 사실이 있었다. 담당 조사관은 "현재는 사실 확인 단계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공무원도 "얼마 전까지 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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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생이 나눠 준 A4용지 호소문. |
ⓒ 화면캡처 |
그러나 A초등학교 교감은 종교 강요나 욕설·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학생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학생이) 왜 그렇게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선생님들이 종교 교육을 할 수가 없게 돼 있다"면서 "실제 폭행이 있었다면 다른 학생이나 선생님들이 가만히 있었겠나"라 되물었다. 그러면서 "학생 말처럼 우리가 시위 현장에 간 적은 있지만, 그건 협박이 아니라 학생 안전을 위해서 간 건데 이상하게 왜곡된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교육자로서 그 학생을 품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학생을) 계속 기다릴 생각"이라 말했다.
A학교를 관할하는 B교육지원청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B교육청의 모 장학사는 "그 아이가 1인 시위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학생 말과 달리 선생은 종교를 안내하는 상담을 했을 뿐 강요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학생들도 그 학생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하며, 그 반 학부모들도 선생님의 폭력 행사는 본 적 없다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불어 학생이 말하는 '뇌진탕' 부분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당시 학생이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정말로 아버지가 뇌진탕을 당했고 다쳤다면 경찰에서 조사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인권위의 조사 결과는 이달 중순 경 나올 예정이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생의 시위에 대해 따로 특별한 대응 없이,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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