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공격받은 김성준 앵커 "공정성 해치는 멘트 아니다"

2013. 8. 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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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말곤 길잡이 없다" 클로징 멘트 화제… "과잉 이념 갈등·뉴스 신뢰도 추락이 논란 이유"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

국가정보원의 내란죄 적용 사건에 대한 김성준 SBS < 8 뉴스 > 앵커의 발언이 화제를 낳고 있다. 김성준 앵커는 자신의 클로징 멘트에 대한 이념적 공격에 대해 "공정성을 해치는 발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성준 앵커는 지난 28일 SBS < 8 뉴스 > 에서 "미묘한 때에 초대형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이 놀랐습니다. 시점과 내용으로 볼 때 국가정보원이 조직의 명운을 건 외길 걷기에 나선 것 같습니다. 진실 말고는 길잡이가 없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했다.

이 클로징 멘트가 있은 직후 SNS 상에서는 김 앵커를 응원하는 트윗이 쏟아졌다.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짚은 속 시원한 멘트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 앵커에 대해 "종북 앵커"라는 도 넘는 이념적 공격을 하며 비난하고 있다.

김 앵커는 이번 논란에 대해 29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진보 성향 트위터 이용자들은 클로징 멘트에 대해 '잘했다'고 하고, 보수 성향의 이용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하는 등 진보와 보수가 딱 갈라진 반응을 보인다는 게 놀라웠다"면서 "반론이나 반박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친북 좌익 앵커'라고 불리는 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28일 방송된 SBS < 8뉴스 >

김 앵커는 "나의 멘트는 이념적인 대립을 전제로 하거나 정파적 시각을 담은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앵커는 "'미묘한 시점'이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으로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됐고 여야가 대치하는 정국에서 국정원이 내란죄 등을 적용한 것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것이지 '하필 이 시점에 국정원이 사건을 터트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면서 "'초대형 사건'이라는 것도 (33년만의 내란죄 적용 등을 고려해볼 때)객관적인 팩트 아니냐"고 말했다.

김 앵커는 '국정원의 외길 걷기'란 표현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선거개입 사건을 물타기하기 위해 용공사건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시점에서 이런 사건이 불거졌다는 건 국정원도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가려는 것 아니겠는가, 국정원이 명운을 걸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타격을 입을 수 있겠단 의미"라면서 "'진실만이 길잡기'란 것도 누구나 다 알 수 있게 정당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면 외길을 통과할 수 있을 거란 말"이라고 했다.

김 앵커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도 "국민이 국정원을 주목하는 시점에 초대형 사건을 공개했으면 국정원이 큰 결심을 한 것 같다. 진실한 결론이 나면 신뢰를 얻을 거고 아니면 잃을 거다. 다른 셈법 없이 진실만을 찾기 바란다는 건데"라고 남겼다.

김 앵커는 예상 밖의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를 묻자 "과잉된 이념 갈등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 같고, 진보든 보수든 지상파 뉴스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도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면서 "늘 객관적이고 사실 위주로 보도하면서 견제와 감시라는 언론의 기능을 충실히 해왔다면 이런 나의 말 한 마디에 찬반이 쏟아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번 클로징 멘트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하자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이어 "앵커 역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생각이 언론사와는 아직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상파 메인뉴스는 뉴스의 가치에 대해 판단하고 어떤 시각에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자신의 클로징 멘트 역시 이런 원칙해서 나온 것인데, 앵커가 발언하는 것에 대해언론 본연의 역할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한편 극우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는 김 앵커와 SBS를 비난하며 '딱 한 놈만 잡자, 그러면 다 잡을 수 있다 [일베전략]'란 글이 올라와 있다. 이 글은 "이 기회가 종북이들하고 그 주위의 기회주의 숙주들하고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우리가 SBS의 김성준을 퇴출시켜야하는 이유"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SBS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김성준 앵커 퇴출 요구, SBS 시청 거부 및 광고 회사 불매 운동 등을 제안하고 있다.

김성준 SBS < 뉴스8 > 앵커(트위터 사진 갈무리)

실제로 일베 회원들은 자신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SBS가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취지의 민원을 넣었다며 그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 앵커를 퇴출하라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김 앵커는 이런 논란에 대해 "방송 공정성을 해치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도국 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이 없다"면서 "일부 보수 성향의 사람들로부터 심할 정도이 공격이 들어오는 것이 답답할 따름이며, 진보 코스프레로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김 앵커는 최근 KBS·MBC 보도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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