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유신헌법 반대" 백기완 통일연 소장 39년만에 무죄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영구집권을 위해 제정한 유신헌법을 반대하다 장준하 선생과 함께 '대통령 긴급조치 1호' 첫번째 위반자로 체포돼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았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81)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39년만의 무죄선고인 셈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29일 백 소장에 대한 재심에서 "재심청구인인 백 소장에게 적용된 대통령 긴급조치 1호는 당초부터 위헌·무효이므로 이 법에 의한 유죄판결 역시 무효"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유신헌법을 반대하던 백 소장은 1974년 2월 비상보통법회의에서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받고 항소, 그해 3월 비상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아 8월에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대통령 긴급조치 1호는 그 발동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서 "대통령 긴급조치 제1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이는 유신헌법에 위반돼 위헌·무효"라고 밝혔다.
백 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받고 수감됐다 재심을 청구한 고 장준하 선생은 지난 2월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편 백 소장은 이날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과 공안탄압 규탄 대책위'에 참석해 "지금 국정원을 동원해 통합진보당을 첫 과녁으로 삼아 민주진보세력을 완전히 말살하려고 한다"며 "이제 조금만 삐끗해도 모두가 내란음모로 탄압하려고 할 것인가"라고 경고했다. 백 소장은 이어 "진상을 낱낱히 까발리는 투쟁이 되어야 하며 전세계 양심이 하나가 되어 짓부셔야한다"고 주장했다.
<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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