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은 결혼서 탈출한 아내 살해..목사 남편이 선처 호소

이경환 2013. 8. 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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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교회에서 만난 목사 송모(61)씨와 결혼 12년 차인 신모(36·여)씨는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과 '죽여버린다'는 말에 고통을 받아왔다. 결혼 전에는 한 없이 자상했던 송씨가 결혼 후에는 '두 얼굴'로 변했다.

셀 수 없이 목이 졸렸고 어느 날은 밧줄에 묶여 목에 검붉은 피멍이 들 정도였다. 남편은 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런 일들을 자랑처럼 털어놓기도 했다.

신씨가 임신을 했을 때도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신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지난 7월 쌍둥이 딸을 데리고 쉼터로 도망치 듯 집을 나왔다.

신씨는 멍투성이 몸을 찍은 사진과 진단서, 일기처럼 써 온 진술서 등을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고양지원에서 부부상담 명령이 내려왔고 이혼소송이 길어질 수록 남편의 회유와 협박으로 신씨의 고통은 날로 커져갔다.

그렇게 이혼 소송 중이던 신씨는 지난 5월4일 오전 2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뉴시스 5월7일자 보도)

남편 송씨가 어린이 날을 앞두고 아이들이 보고 싶다며 신씨를 불러내 수면제를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날 집에 있던 7살 난 쌍둥이 딸은 잠을 자다가 일어나 숨져 있는 신씨를 보고 신고했다.

현재 송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송씨는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면서 남겨진 두 쌍둥이 딸의 양육문제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여성의전화와 YWCA 등 여성단체들이 서명운동을 벌이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는 "재판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양육문제 등 송씨의 주장대로 선처가 될 것을 우려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절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10년동안 이어진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만큼 선례가 남을 수 있도록 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lk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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