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때문에 열받는다" 부산에 타오른 '민주 촛불'

입력 2013. 8. 10. 22:33 수정 2013. 8. 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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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민규 기자]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시민 1500여명(집회측 추산·경찰추산 700여명)이 모여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4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 정민규

전국 각지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시국대회가 열린 10일. 부산 서면에서도 시민 1500여 명(집회 측 추산, 경찰 추산 700명)이 모여 국정원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오후 7시부터 시작한 이날 시국대회는 정치인과 시민들의 발언 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시종일관 분노와 흥겨움이 교차했다.

시국대회은 각 정당 정치인들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험에 직면했기에 부산에서의 남풍이 다시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다시 한번 부산경남에서 남풍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앙꼬없는 찐빵이 되어버린 국정조사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더운데 모든 국민들을 열받게 하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짓을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지역구가 부산 영도인 김무성 의원을 향해서도 "당장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와서 부산 시민의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미 정의당 부대표도 부산을 찾았다. 김 부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게 너무 많다"며 "국회엔 야당이 없고, 국정원은 개념이 없고, 대통령은 양심과 개념도 없고, 대통령 보좌진들은 속옷살 돈도 없던 모양"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정치인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시민들도 자유롭게 무대에 올라 성난 민심의 온도를 거침없는 말로 나타냈다. 부산 지역에서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한 황호선 부경대학교 교수는 "오늘 4차 시국대회에 전국적으로 교수들이 참여하기로 했고 여기에 교수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며 "8월 15일 이후 전국 교수 회의를 개최해 조직적 투쟁을 개획하고 있고 가시적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싸울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뜨거운 시민열기, 차가운 언론 취재에 대한 비판도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시민 1500여명(집회측 추산·경찰추산 700여명)이 모여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4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 정민규

노동계를 대표에 연단에 선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도 "국정원 개혁을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국정원은 마땅히 해체되어야 하고 국익을 위해 정보기관이 필요하면 거기에 맞게 새로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시국대회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향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날 역시 시국대회에 대한 소극적 보도로 비판을 받고 있는 공중파 방송사들의 카메라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복성경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부대표는 "언론사 내부에서도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이 있는 언론인이라면 지금 언론보도의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사실과 비판이란 언론의 책임을 방기한 언론을 어떻게 언론이라 부를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발언과 공연이 이어지던 행사장 주변에서는 다양한 서명 활동과 함께 이후 시국대회 운영을 위한 자발적 모금 행사도 함께 펼쳐졌다. 일부 시민들은 커피를 시국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커피를 준비한 김민정(39)씨는 "촛불을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커피를 나눠줬다"며 "여기서 왜 이렇게 하고 있는지, 우리아이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참석한 정치인들에게도 "적당히 하지 마시고 우리 애들한테 우리나라에도 정말 괜찮은 정치인이 있다는 걸 보여달라"는 바람도 전했다.

오후 9시께 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를 정리한 뒤 흩어졌다. 시국대회 주최 측은 대회 열기가 모아지는 데로 매주 주말 시국대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10일 저녁 부산 서면에서는 시민 1500여명(집회측 추산·경찰추산 700여명)이 모여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4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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