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출판약속 1500만원 받고 10년째 책 안내"

2013. 7. 2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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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창 > 과 2003년 고전 10권 저술 약속…"후안무치" vs "원고보냈는데 안실은 것"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돈을 받고 책을 출판하기로 해놓고 10년 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이수 < 책보세 > 출판사 대표는 2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변희재 대표가 지난 2003년 초 출판사 < 시대의창 > 과 책을 출판하기로 하고 1500만원의 돈을 받았지만 책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이수 대표에 따르면 자신이 < 시대의창 > 편집 주간으로 있을 당시 지난 2002년 11월 현재 김대중 도서관 연구원으로 있는 장아무개씨와 '반DJ정서를 넘어서'라는 책을 냈다. 그리고 2003년 초 장씨의 소개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 논객으로 활동 중이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를 만났다.

당시만 해도 변희재 대표는 민주당 지지자였고 대선 직후 열린우리당 창당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 시대의창 > 은 변 대표의 이 같은 시각에 공감했고 함께 책을 내자고 제안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김이수 대표는 지난 2003년 당시 김성실 < 시대의창 > 대표와 변 대표가 만나 서양 고전 다시 읽기라는 주제로 10권의 책을 출판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국부론과 사회계약론 등 사회과학 개념을 변 대표가 재해석한 내용을 10권의 책으로 엮자고 입을 모았고 1권당 150만 원 씩 모두 1500만 원의 돈을 변 대표에게 지급했다는 것이다.

김이수 대표는 "제가 일단 한권의 책을 내보고 가능성을 보며 진행하자고 했지만 김성실 대표가 재능 있는 젊은 저자를 키운다는 의미로 한꺼번에 1500만 원의 돈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제가 < 시대의창 > 주간으로 있을 때인 2008년까지 변 대표가 단 한 페이지의 콘텐츠 목록을 준 적이 없고, 단 1원의 계약금도 되돌려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실 < 시대의창 > 대표도 변희재 대표에게 1500만 원의 돈을 지급했으나 되돌려 받은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김성실 대표는 "서양 고전은 동시대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리라이팅 클래식 개념으로 한번 기획을 하자고 해서 이야기가 몇 차례 오고 갔고 앞으로 10권쯤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라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물론 내심 (변희재 대표가 책을 써준다는)기대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 돈을 지급한 것은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에 대한 투자 개념이었다"며 "출판사라는 곳이 저자 분한테 투자를 하기도 하고 책이 나오지 않더라도 조금의 보조를 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변 대표가 진보적 관점의 글을 쓰고 여러 책을 기획하면서 진보 논객으로서 주목을 받았고 < 시대의창 > 도 변 대표에게 호감을 갖고 있어 저자로서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변 대표에게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이수 < 책보세 > 대표는 "당시 변희재 대표가 어떤 책(고전)으로 글을 쓰겠다고 해서 리스트까지 뽑아서 첨부를 했다. 편집 총괄 실무를 맡아 변 대표와 메일을 통해서 책 관련 내용까지 주고받았다. 그 이후에도 원고를 달라고 몇 번 채근도 했었다"며 "1500만원은 투자 개념이 아니라 책 10권에 대한 계약금조였다. 변희재 대표도 투자 개념으로 돈을 받았다고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논란의 당사자인 변희재 대표도 < 시대의창 > 과 계약을 맺고 "책을 내기로 한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변 대표는 22일 미디어워치 법무팀을 통해 "계약을 하고 얼마 안 지나서 원고를 보냈고 그 뒤에 기획이 < 시대의창 > 과 맞지 않아서 초반에 책 출판을 보류하고 현재까지도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 대표 측은 "특정한 출간 일정을 명시하지 않았고 계속 이 건(책 출판)과 관련해서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취재결과 변 대표가 < 시대의창 > 에 건넸다는 원고는 당초 계약했던 서양 고전 읽기라는 주제의 내용이 아니었을 뿐더러 계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고를 < 시대의창 > 에 넘겼다는 설명도 사실과 달랐다.

김성실 대표에 따르면 변 대표가 < 시대의창 > 에 보낸 원고는 책을 내기로 하고 횟수로 5년이 지난 2007년 '실크로드 세대'라는 제목의 원고로 확인됐다. '실크로드 세대'는 < 88만원 세대 > 라는 책이 출간되고 난 후 변희재 대표와 조선일보가 대항마 성격으로 주장했던 개념이다. < 88만원 세대 > 는 행동과 연대를 통해 청년세대의 불안정 노동이 심화되는 사회를 극복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변 대표의 실크로드 세대 개념은 당시 386세대의 정치문화 때문에 2030세대(일명 실크세대)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386세대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김성실 대표는 "당시 변 대표는 이미 보수 진영으로 넘어갔고 2007년에 가져온 원고도 우리로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원고였다"며 "변 대표가 나름 '글빚'이라고 해서 가져온 게 아닌가 싶은데 우리 출판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아 거절을 했고 그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변 대표가 너무 변해서 이 친구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이수 < 책보세 > 대표는 수년 동안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현재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현재 변희재 대표의 모습을 보면 보수라는 말을 쓰기도 싫지만 자신이 모든 것이 옳다는 식으로 도덕군자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책을 내자고 해놓고 목차 한 장도 준 적이 없고 계약금도 돌려준 적도 없는 것이 바로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말 그대로 겉으로는 깨끗한 이미지의 보수로 포장하고 있지만 속을 내다보면 후안무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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