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갤 사건이 '진보-보수 대립' 탓? "둘 다 진보 아냐" 반론
|
▲ 정사갤 살인사건 가해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서 패러디 |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정치-사회 갤러리'(이하 정사갤) 살인사건의 동기가 '진보 대 보수'의 이념대립이 아닌 사적인 갈등 때문이라는 반론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사갤 살인사건'의 가해자 백모 씨(30 광주시 무직)는 지난 10일 오후 9시경 부산 해운대구 김모 씨(30 여)의 집 아파트 계단에서 김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16일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으며, 살인 배경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백 씨와 김 씨는 약 3년 전부터 '정사갤' 활동을 통해 알게 됐으며, 두 사람 모두 진보성향의 글을 올리며 가까워졌고, 채팅 아이디를 공유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하지만 김 씨가 보수성향으로 돌아서면서 살인사건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언론은 "백 씨는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고, 김 씨는 이를 반박하는 글로 첨예하게 맞섰다"며 "이 과정에서 서로 사생활을 언급하거나 '○새끼' '○녀'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주고받는 등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사갤'에서 활동하는 많은 회원들은 이번 사건이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아닌 개인적인 갈등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관련 자료들을 분석해서 제시하고 있다. 피해자인 김 씨가 백 씨에게 욕설과 비하글을 남기자 백 씨가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맞대응을 했다는 것. 이에 김 씨가 백 씨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황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사갤' 회원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른 갈등이라는 주장에 "백 씨가 범행 동기를 부풀렸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백 씨가 그동안 올린 게재물들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백 씨의 닉네임은 '자중하는 ○○'이며 아이디는 'barkjunghee'(박정희). 광주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갤로그(디시인사이드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들에는 '전라디언' '홍어' 등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단어들과 '좌좀' '좌빨' 등 진보적 누리꾼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여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귀여우신 전땅크장군님"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진보성향의 누리꾼'은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인 셈이다. 백 씨가 김 씨에게 화해를 청하는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패러디한 '자칭 사과문'은 오히려 진보적 성향의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진보적 누리꾼'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사갤' 회원들은 이외에도 "두 사람이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3년 전이 아닌 2011년 겨울 이후"라며 관련 자료를 통해 경찰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원정기자 wowstar@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