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이번엔 '농민 동향 수집' 드러나

2013. 7. 15. 08: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남재준 원장 취임 뒤 농협에

농업정책 등 의견 파악 요구

국정원 "동향 파악 요청 안했다"

"국정원 위법 행동 반복

스스로 개혁할 수 있겠나"

국가정보원이 최근 농협을 동원해 농민 동향을 수집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조차 일상적으로 국내정보 수집을 해온 증거가 드러남에 따라, 국정원 스스로 국내정보 업무 제한을 뼈대로 하는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14일 <한겨레>가 입수한 '국정원 요청자료'(위 사진)라는 문건을 보면, 국정원은 "본격적인 영농철 이후에 농업인들이 느끼는 대정부 불만 및 요구사항"을 수집하려고 한다며 '농업정책(대선공약 포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축산물 가격 약세' 등에 대한 농민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이 문건은 국정원 직원이 영남 지역의 한 단위 농협 농촌지원팀 소속 직원에게 농민 동향 정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작성됐다. 이 문건을 작성한 농협 직원은 농민 6~7명에게 의견을 들어 종합한 뒤 국정원 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4월16일 작성됐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취임한 3월 이후 이뤄진 일이다. 정보 수집의 범위와 대상도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높다. 국정원법이 정한 대공·대정부전복·방첩·테러 관련 정보와 전혀 무관하다.

국정원은 지난 6월에도 인하대 총장실에 전화를 걸어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 동향 파악에 나서면서 '학원 사찰'(<한겨레> 6월27일치 1면)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국정원이 농민들의 협동조합을 활용해 국내 여론 파악에 나서고 시국선언 활동 등에 압력으로 느껴질 수 있는 학원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역시 국내정보 수집 중단이나 국내파트 축소 등의 개혁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국정원이) 개혁안을 스스로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밝혔고, 국정원은 10일 "정치개입 등의 문제 소지는 없도록 할 것이며, 과거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적극 바로잡아 새로운 국가정보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국정원이 농촌이나 대학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국정원법 위반이다. 이처럼 위법한 행동을 반복하는 국정원에 스스로 개혁을 하라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 국정원 외부에서 개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이 농협에 농촌 민심 동향 파악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성추행 혐의' 윤창중 곧 미국 경찰에 출두할 듯기생충학자 서민 "못생겼다고 아버지도 나를 미워했지만…"이 정부의 '귀태'? 그건 국정원입니다미 아이비리그 여대생들의 '신 성풍속도'[화보] '그때 그시절' 경복궁에서 있었던 별의별 일들…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