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 '착륙지점 착각' 주장 나와

입력 2013. 7. 10. 06:02 수정 2013. 7. 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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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착륙직전 '비행착각' 상황 파악 후 당황한 듯" 사고기 동일기종 포함 20여년 경력 현직 조종사 제보

"기장, 착륙직전 '비행착각' 상황 파악 후 당황한 듯"

사고기 동일기종 포함 20여년 경력 현직 조종사 제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임기창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 사고는 바뀐 기종에 익숙하지 못한 조종사가 착륙지점 착각 등 조종에 미숙했던 탓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은 사고 항공기 기장의 조종 능력에 문제가 없었다는 아시아나 측 주장과 배치되는 반면 조종사 과실 여부에 초점을 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측의 조사 방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0년 경력 항공기 기장으로 보잉 B777기를 오랜 기간 조종했다고 자신을 밝힌 A씨는 9일 연합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이강국 기장은 문제의 항공기 꼬리 부분이 부딪힌 방파제 앞 활주로 끝을 착륙 지점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A씨는 "활주로 끝에서 0.5~1㎞ 지점을 착륙지점으로 설정하고 하강해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면서 이 기장은 그런 '비행착각(Vertigo)' 상황을 착륙 직전 즈음에야 파악하고 당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교관으로 함께 탑승한 이정민 부기장은 이런 비행 착각 상황을 모르다가 착륙 직전 감지하고서 이를 지적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통상 조종사들이 착륙할 때 착지지점 대비 항공기의 각도를 3%를 유지하는데 활공각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낀 이 부기장이 이를 지적했을 것이라는 게 A씨의 추정이다.

A씨는 일각에선 착륙 당시 '파피'(빠삐·PAPI)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착륙 유도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엔진·기체 고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착륙 직전 계기고장을 일으킬 확률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사고기의 하강 속도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A씨는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런 조건을 이유로 사고 가능성을 말하면 국내 여수공항은 폐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계기착륙시스템(ILS) 고장이 잦을뿐더러 공항 측이 조종사에게 육안을 이용한 시계(視界) 착륙을 허락하므로 대부분 조종사가 시계착륙 준비를 해 간다"며 "그럴 능력이 없으면 조종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에어버스 A320기를 조종하다 B777 비행 실습을 받던 이 기장이 바뀐 기종의 조종장치 작동에 익숙지 않은 나머지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사고 원인이라고 짚었다.

A320기는 조종간을 당기면 추진력을 내 상승하지만 B777기는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 격의 출력 장치인 '스로틀(throttle)'을 오른손으로 작동해야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이 기장은 A320을 조종할 때처럼 조종간만을 당겼을 가능성이 있고 그 때문에 착륙 직전 위기 순간에 몇초를 허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고 나서 이 기장이 뒤늦게 조종간과 스로틀을 함께 조작해 최대한 출력을 높였으나 항공기는 자동차와는 달리 출력을 줘도 2~3초 후에 상승하므로 이미 대처가 늦어 사고기의 꼬리가 방파제에 부딪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A씨는 사고기가 방조제와 충돌후 미끄러지다가 정지 직전에 동체 앞이 들린 것도 그런 상황과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사고기가 뒤늦게 상승하려고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였던 탓에 사고 직후 동체가 뒤집혀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그런 일이 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체의 천장에서 화재가 난 건 사고로 전기배선이 많은 천장에서 합선을 일으킨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국내 조종사 수가 많지 않은 탓에 방송에 목소리만 나와도 누구인지 특정될 수밖에 없어 익명을 요구한다"며 "사고기 블랙박스가 해독되면 진상이 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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