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알코올 중독전문병원'..주류업계 발뺌

곽승규 기자 2013. 6. 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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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주류업계가 알코올중독자를 치료하겠다며 10여년 전 자발적으로 설립한 병원이 최근 문을 닫았습니다.

저소득층 알코올중독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진료를 받을 수 있어 해마다 환자가 늘던 병원인데 왜 갑자기 문을 닫게 된 건지, 곽승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VCR▶

경기도 일산의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병원.

환자들로 붐비던 입원병동은 텅 비었고 진료실에도 쓸모를 잃은 의료장비만 남아있습니다.

지난주 병원이 전면 휴업에 돌입하면서 이곳에 있던 환자들은 모두 병원을 떠나야했습니다.

◀INT▶ 병원관계자

"(입원환자가) 80명 정도 계셨었어요. 우왕좌왕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셨어요. 옮겨가실 데를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이 없어지니까."

지난 1990년대 말, 국회가 담배에만 부과하던 건강증진부담금을 술에도 부과하려 하자 주류협회는 건강증진부담금을 내는 대신 스스로 알코올 중독 치료사업을 하겠다며 이 병원을 설립했습니다.

해마다 7억여원의 주류협회 지원금 덕에 입원 치료비가 일반 병원보다 30%이상 저렴해 저소득층 알코올 중독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아왔습니다.

◀INT▶ 알코올 중독 치료 환자

"이 병원만 9번 정도 입원했어요. 제가 알코올 중독이란걸 시인을 못했는데 나를 깨닫게 해준 병원이 아닌가...이런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게 불행이죠."

하지만 주류협회는 병원에 지원할 돈을 알코올 중독 예방과 홍보사업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돌연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INT▶ 이종진/한국주류산업협회 상무

"전국민을 대상으로해서 알코올 문제를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홍보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작년 한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알콜중독 환자는 천3백명이 넘지만, 갑작스런 주류협회의 방침 변경으로 애꿎은 환자들만 갈곳을 잃었습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

(곽승규 기자 heartist@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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