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원인 버블제트 맞다' 국내 연구진 입증
[데일리안 = 스팟뉴스팀]
|
◇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신영식 교수 연구팀은 폭약에 인해 물속에서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수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
국내 연구진이 천안함 폭침 원인으로 알려진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의 인공 실험에 성공했다. 어뢰 등의 폭탄이 터지면서 일으킨 거대한 물기둥의 파괴력으로 인해 배가 조각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신영식 카이스트(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초빙교수는 16일 버블제트로 배가 파손되는 수중 폭발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해군대학원 교수 출신인 신 교수는 수중폭발, 탑재 전자장비의 충격 내구성 검증, 충격 및 진동문제해결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해당 대학의 최고 영예직인 특훈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신 교수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지진파나 암초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됐지만, 30년 넘게 관련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 그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1㎏의 폭약에도 가스 버블에 의해 엄청난 압력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배가 두 동강 나는 이번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팀은 작은 힘으로도 공진에 의해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휘핑(whipping)현상을 재현하는 실험과 물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 현상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수행했다.
우선 세로 8.4m, 가로 0.68m, 무게 350㎏의 알루미늄 재질의 모형 선박에 가속도, 속도, 압력 측정 센서를 부착한 뒤 물에 띄운 상태에서 폭약의 양과 폭약과 배의 거리를 바꿔가며 수중에서 폭약을 폭발시켰다.
연구팀이 각 센서의 응답 데이터를 기록해 휘핑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선박 바로 아래 3m 깊이 물속에 있는 0.2㎏의 약한 폭약에도 모형 선박이 위태로울 정도로 크게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의 고유진동수와 가스 버블의 주기가 비슷해면서 공진현상(특정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의 힘이 외부에서 가해질 때 진폭이 커지면서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버블제트에 의한 배의 손상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의 파손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치를 계산했다. 연구팀이 물속 1.5m 아래에서 1㎏의 폭약을 폭발시키자, 순식간에 30m 높이의 물기둥이 솟구치면서 선박을 타격해 산산조각냈다.
천안함 폭침의 원인은 '버블제트' 때문이라는 정부당국의 주장이 입증된 것이다.
신 교수는 "천안함 함정이 가진 1㎐의 교유진동수와 물속 아래 5~6m 깊이의 어뢰탄두에 실린 450㎏ 무게의 폭약이 일으킨 진동이 일치하면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함정의 내충격성을 강화하고 선원들의 생존율을 높이려고 선박과 잠수함을 설계할 때 수중폭발 실험을 반드시 수행한다"면서 "보안상의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실험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해군과 협의해 폐 해군함정 등을 이용한 실제 폭발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