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원인 버블제트 맞다' 국내 연구진 입증

2013. 5. 1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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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스팟뉴스팀]

◇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신영식 교수 연구팀은 폭약에 인해 물속에서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수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 연구진이 천안함 폭침 원인으로 알려진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의 인공 실험에 성공했다. 어뢰 등의 폭탄이 터지면서 일으킨 거대한 물기둥의 파괴력으로 인해 배가 조각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신영식 카이스트(KAIST)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초빙교수는 16일 버블제트로 배가 파손되는 수중 폭발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해군대학원 교수 출신인 신 교수는 수중폭발, 탑재 전자장비의 충격 내구성 검증, 충격 및 진동문제해결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해당 대학의 최고 영예직인 특훈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신 교수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지진파나 암초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됐지만, 30년 넘게 관련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 그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1㎏의 폭약에도 가스 버블에 의해 엄청난 압력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배가 두 동강 나는 이번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팀은 작은 힘으로도 공진에 의해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휘핑(whipping)현상을 재현하는 실험과 물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 현상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수행했다.

우선 세로 8.4m, 가로 0.68m, 무게 350㎏의 알루미늄 재질의 모형 선박에 가속도, 속도, 압력 측정 센서를 부착한 뒤 물에 띄운 상태에서 폭약의 양과 폭약과 배의 거리를 바꿔가며 수중에서 폭약을 폭발시켰다.

연구팀이 각 센서의 응답 데이터를 기록해 휘핑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선박 바로 아래 3m 깊이 물속에 있는 0.2㎏의 약한 폭약에도 모형 선박이 위태로울 정도로 크게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의 고유진동수와 가스 버블의 주기가 비슷해면서 공진현상(특정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의 힘이 외부에서 가해질 때 진폭이 커지면서 에너지가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버블제트에 의한 배의 손상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의 파손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치를 계산했다. 연구팀이 물속 1.5m 아래에서 1㎏의 폭약을 폭발시키자, 순식간에 30m 높이의 물기둥이 솟구치면서 선박을 타격해 산산조각냈다.

천안함 폭침의 원인은 '버블제트' 때문이라는 정부당국의 주장이 입증된 것이다.

신 교수는 "천안함 함정이 가진 1㎐의 교유진동수와 물속 아래 5~6m 깊이의 어뢰탄두에 실린 450㎏ 무게의 폭약이 일으킨 진동이 일치하면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함정의 내충격성을 강화하고 선원들의 생존율을 높이려고 선박과 잠수함을 설계할 때 수중폭발 실험을 반드시 수행한다"면서 "보안상의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실험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해군과 협의해 폐 해군함정 등을 이용한 실제 폭발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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