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불산 누출량, 회사쪽 발표보다 20배 이상 많아

2013. 5.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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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산업안전공단 재해조사 의견서

"탱크 제때 교체 안해 60ℓ 유출"

회사쪽 초기대처 과실 커질수도

불산 누출량 축소·은폐 의혹도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불산 유출 사고 당시 회사 쪽이 발표한 것보다 20~30배나 많은 불산이 유출됐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고의로 유출량을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재해조사 의견서'를 보면, 공단은 사건 발생 당시 유출된 불산의 양이 60ℓ 이상인 것으로 파악했다. 공단은 "실측은 어렵지만 (안전보건 관련 가이드라인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가이드에 근거해 계산해본 결과 시간당 29.5㎏의 불산이 누출됐으며, 1월28일 새벽 3시45분부터 오전 6시까지 2시간15분 동안 모두 66.38㎏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약 60ℓ 정도로, 1.5ℓ 페트병 40개 분량이다. 삼성전자가 사건 초기 "유출된 불산은 2~3ℓ의 극미량이어서 별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것에 견줘 20~30배 이상 많다.

공단 쪽은 "사고 당시 11라인의 불산탱크 밸브 및 플랜지(관 이음 장치) 부위에 누출이 지속되어 탱크 교체가 불가피했음에도 탱크를 비우고 작업하지 않고 계속 불산을 공급했기 때문에 고압의 불산이 흩어지면서 다량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쪽의 부실대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 관계자는 "재해조사 의견서는 전문가들의 조사결과이기 때문에 수사에도 활용된다. 누출량이 중요한 잣대는 아니지만, 회사 쪽 과실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청업체인 삼성전자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도 드러났다. 숨진 노동자 박아무개(35)씨는 불산이 공기중으로 누출된 상황에서도 모두 22분 동안 패딩 윗도리와 청바지 등 일반 복장에 방독 마스크만 착용하고 실내 작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보호복과 안전장갑도 산성물질에 대한 성능시험을 받지 않은 '부적합 보호구'였다.

한정애 의원은 "사고 초기에 해당 공정의 작업을 중지하고 탱크에 잔류해 있던 불산을 제거하는 등 초기 대처를 제대로 했다면 인명 피해도, 불산 다량 누출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수사가 끝날 때까지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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