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공군 '방공 무기' 알력

권경성기자 2013. 5. 15. 03: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 장사정포 공격으로부터 수도권 보호공군 유도탄형·육군 대공포형 도입 맞서서로 "과욕으로 우리 작전 구역 간섭" 비판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으로부터 수도권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방공(防空) 무기체계를 도입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육군과 공군의 알력이 빚어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14일 "현재 합동참모본부 통합개념팀이 육군과 공군이 각각 요청한 소요(所要)를 바탕으로 북한 장사정포 대비 방어 체계(C-RAM) 구축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C-RAM은 미사일이나 기관포로 적의 로켓탄과 야포탄,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공군은 연평도 도발 사건 직후인 2010년 말 유도탄형 시스템인 이스라엘제 '아이언 돔'을 도입할 것을 합참에 제안했다. 공군 관계자는 "성능은 물론 비용 대비 효과와 2차 피해 방지, 신뢰성 등 모든 측면에서 유도 미사일형이 다른 유형보다 우수하다는 게 당시 결론"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하지만 지금까지 아이언 돔의 소요를 결정하지 못했다. 90% 가까운 요격률 등 성능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싼데다 한꺼번에 상대방이 많은 포탄을 퍼부을 경우 역부족이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육군은 지난해 10월 대공포형인 독일제 '만티스'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사거리 4~10㎞의 아이언 돔을 뚫은 포탄을 제거할 단거리 요격 수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군은 크게 못마땅한 기색이다. 용도가 사실상 같은 두 무기가 함께 도입될 공산이 크지 않은데, 합참 내 주류인 육군의 손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드러내놓고 얘기하지는 않지만 육군이 군 내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 공군과의 경쟁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공군 내에서는 육군의 과욕으로 양 군의 영역이 중첩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공군 관계자는 "육군이 날로 개선되는 지대공포의 성능을 믿고 공군 영역인 고도 3㎞ 위까지 작전 구역에 포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 방어 지휘통제 권한이 공군에 있는 상태에서 육군이 만티스를 운용할 경우 요격 통제 체계에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외려 육군은 "공군이 육군 소관인 고도 5㎞ 이하 국지 방공에 간섭하려 한다"고 반박한다.

사활을 걸고 경합하는 양 군의 요구를 합참이 둘 다 받아들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군사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의 김종대 편집장은 "'킬 체인'의 경우 육군의 지대지 미사일과 공군의 공대지 미사일을 함께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전력 문제를 정치적으로 고려해 육군 독식을 돕는 것도 문제지만 중복 투자가 될 경우 비효율과 예산 낭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