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전자책이냐 종이책이냐..어린이 뇌 영향은?

권순표 기자 2013. 5. 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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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요즘 스마트폰만 있으면 웬만한 정보는 다 찾아볼 수 있죠.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머리도 스마트해질까요?

아이들의 교육과 놀이를 스마트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스마트기기와 종이책 중 어떤 게 교육효과가 더 있는지, 그리고 스마트기기가 아이들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적 실험을 통해서 알아봤습니다.

◀ 권순표 사회정책팀장 ▶

분필 가루 날리던 칠판 대신 전자 칠판이, 교과서와 공책이 사라진 책상엔 태블릿 PC가 놓였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인류의 모든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세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면 아이들은 기대만큼 '스마트'해 질까요?

박주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정부는 내후년까지 2조원을 들여 전국의 학교를 이런 스마트교실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서두르기보단 첨단기기를 어떻게 활용할 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스마트기기를 통한 교육과 종이책을 통한 교육, 이 두가지 교육의 효과를 비교 실험해봤습니다.

우선 사전 검사를 통해 인지 능력이 비슷한 두 초등학생을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내용이 적힌 태블릿PC와 인쇄물을 나눠준 뒤, 복잡한 문장에서 특정 단어를 찾아내도록 난이도별 테스트를 10번 반복했습니다.

우선 문제를 푸는 속도, 종이에 문제를 푼 학생이 10번중 8번 빨랐습니다.

반면 오답률은 종이쪽이 1/3로 적었습니다.

두 학생에게 인쇄물과 태블릿 PC를 뒤바꿔주고 비슷한 실험을 하자, 역시 종이를 받은 쪽이 속도와 정확도에서 우수했습니다.

미국 닐슨 노먼 그룹 연구에서도 태블릿 PC가 활자 매체에 비해 가독성이 6%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YN▶ 박민수/초등학교 6학년

"(태블릿PC는) 이해가 안 된다는 느낌? 한 두번 더 읽어야 되고..."

이번엔 종이책과 태블릿 PC 전자책의 뇌파 비교.

태블릿 PC의 경우 종이책과 달리 게임을 할 때처럼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나오는 하이 베타파가 전두엽에 빨갛게 표시됩니다.

◀SYN▶ 변기원 원장/밸런스브레인 센터

"전자책은 마치 게임을 했을 때와 비슷한 하이 베타파가 나와서, 극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공부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대학 등에 따르면, 키보드나 터치 스크린을 누를 때보다 손글씨를 쓰며 공부할 때 이해도와 기억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SYN▶ 이준영 교수/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정신과

"글씨를 쓰면 여러 영역이 뇌에서 활성화됩니다. 뇌세포 사이의 연결(시냅스)을 더 풍성하게 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태블릿 PC로 책을 보면 뇌파가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해진다.

무슨 의미일까요?

스마트 기기에 의존할 때 특히 커가는 아이들의 뇌는 어떻게 영향을 받게 되는지 전봉기 기자가 역시 실험을 통해 설명해드립니다.

◀VCR▶

갓 두 돌을 넘긴 아이.

스마트폰을 빼앗자 바로 울음을 터뜨립니다.

◀ EFFECT ▶

"엄마 쓰잖아!"

(으앙~)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초등학생.

스마트폰을 감추자 안절부절 못하더니, 엄마의 팔을 깨물려고 합니다.

◀SYN▶ 초등학교 1학년

(뭐 때문에 화가 났어?)

"엄마가 휴대폰 게임을 못하게 해서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중독으로 이어집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한 학생의 뇌파를 측정해 봤습니다.

감정 조절과 대인 관계 등을 담당하는 우측 전두엽이 파란 색으로, 일반인에 비해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SYN▶ 스마트폰 중독 자녀 부모

"옆에 있는 것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고 옆에 있으면 무서울 정도로..."

공격성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아이가 불빛과 소리에 반응하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또래들에 비해 시각과 청각 모두 두 배 가량 반응이 느립니다.

게임같은 강한 시청각 자극에 익숙해지다보니 현실의 자극에는 무뎌져버린 이른바 '팝콘 브레인'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SYN▶ 김봉수/소아정신과 전문의

"동영상을 통해서 자꾸 정보를 접하다보면 책이라든지 선생님 말씀을 통해서 들어온 정보들이 적절하게 귀에 안 들어온다는 말이죠."

더 나아가 게임뿐 아니라 학습용 영상물같은 시청각 자극에 아이 혼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후천적 자폐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VCR▶ 김영보 교수/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가상 현실 속에서 반복된 연습만 하는거죠. 자폐아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 권순표 사회정책팀장 ▶

물론 스마트기기가 가져온 정보혁명을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미련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의존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미국에선 두살 이하 아이들에겐 아예 스마트폰을 건네지 말고, 7살 이상의 아이들도 하루 2시간 이하로 사용시간을 제한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뇌과학자들의 공통된 충고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 뇌를 키우기 위해선 몸의 근육을 쓰고 땀을 흘리는 운동을 시키라는 겁니다.

MBC뉴스 권순표입니다.

(권순표 기자 kspja@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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