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 목격담'에 네티즌 분노 폭발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가해 학생에게 '상납'을 하는 장면이 목격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편의점 알바 하다가 열 받아서 울었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A씨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며칠 안 됐을 때 경험"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남녀 학생 8명과 중년남성 1명이 편의점에 온 장면을 목격했다. 중년남성은 "오늘 내가 이 편의점을 인수할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다 고르라"고 말했고 학생들은 먹을 것과 사고 싶은 것을 있는 대로 골라 테이블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말 그대로 물건을 싹쓸이했다. 속눈썹 집게, 기름종이, 입술 보호제, 거울, 머리끈, 목욕샴푸, 이어폰 등 생활용품부터 아이스크림 케이크, 소시지, 젤리, 감자칩, 팝콘, 우유, 주스 등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테이블에 올렸다.
A씨는 "편의점에서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는 물건 개수가 99개인 줄 처음 알았다"면서 총 34만3,300원이 결제된 길이 40cm의 영수증을 공개했다. 계산을 미처 다 하지 못한 상품까지 다 합하면 이날 중년남성이 결제한 금액은 총 37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그가 계산에 한창일 때 중년남성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중년남성은 학생들에게 "이제 우리 아들 괴롭히지 말라"면서 이들을 달랬다. 물건을 챙긴 학생들이 떠나고 나자 중년남성은 편의점에서 술을 한 병 사 한꺼번에 들이키더니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고 한다. A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하고 나서야 중년 남성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A씨는 "중년남성이 학생들에게 아들을 괴롭히지 말라는 말을 하는 순간 3초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학교폭력을 신고하면 아들이 학교에 다니기 어려워질 것 같으니까 돈까지 쓰면서 회유책을 쓴 것 같다"면서 "울화통이 터지고 혈압이 올라 머리가 심장처럼 두근거렸다"고 분개했다.
A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편의점에 학생들을 데리러 갈 때까지 아들이 얼마나 괴롭힘을 당했겠느냐" "양심 없는 애들이니 아들을 괴롭혔겠지만 저렇게 철이 없을 수 있나" "아저씨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학교에서 얼마나 관심이 없으면 부모가 나서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등의 글을 올리며 해당 학생들을 질타했다.
한국아이닷컴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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