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기자 "취재 당시 살해 협박도 받았다"

2013. 5. 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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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 5촌 조카 살인사건' 보도한 기자에 구속영장 청구… "언론자유 심각한 탄압"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언론이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논란에 집중하고 있는 오늘(10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주진우 시사IN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는 시사IN 273호(2012년 12월 10일 온라인 노출)에 실린 < 박근혜 5촌간 살인사건 3대 의혹 > 기사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달 까지 주 기자를 4차례 불러 조사한 뒤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기자가 기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 때문에 구속영장을 청구 받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주 기자의 변호를 맡은 이재정 변호사는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검찰은 증거인멸을 주장하는데 인멸할 증거가 없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도 하는데 기사를 쓰는 기자가 어디로 가겠나"라며 "현직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군사정권 이래로 없었다. 이번 사건은 심각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다. 기사에서 박지만이 연루됐다고 단정한 것도 아니었다. 수사에서 석연치 않았던 점을 거론한 것뿐이었다. 영장 기각이 된다 하더라도 검찰은 이건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당시 시사IN은 보도에서 "국과수 기록을 입수해 단순 피살과 자살 사건으로 보기 힘든 정황들을 발견했다"며 수사의 의문점을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는 10일 긴급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 사건 의혹은 당시 다른 언론에서도 보도했고,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재수사를 요구했던 사안이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이는 언론이 마땅히 해야 할 본연의 역할이었다"며 "검찰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 규명을 위해 보도한 기자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향하는 주진우 기자. ⓒ연합뉴스

주진우 기자는 1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BBK 보도로 이명박 정부에서도 고발당한 적이 있지만 박근혜정부에서 고발당한 것은 그 때보다 더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주 기자는 "자살했다는 사람의 유서가 이상하고, 몸속에서 수면제와 설사약이 나오고 귀중품은 그대로인데 핸드폰이 사라지는 등 의문점을 국과수 자료와 경찰 자료를 통해 상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을 두고 구속영장까지 치는 것은 언론을 협박하는 것이고 기자에게 입을 닫으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주 기자는 "수사가 너무 잘못됐다. 문재인과 안철수에 대한 검증은 괜찮고 박근혜는 안 된다는 식이다. 더욱이 왜 나만 (보도하면) 안 되느냐 이거다. 시대가 이렇게 엄혹하고 비뚤어졌는데 구속된다면 어쩔 수 없다. 나만 억울한 게 아니다. 세상이 다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로서 이명박 정부 때보다 훨씬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 당시 취재하면서 살해협박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MBC뉴스는 10일 이번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전하며 "주진우 기자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억대 굿판을 벌였다는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영장 청구 건이 박지만 고소 건인데 엉뚱한 '억대 굿판'을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주진우 기자는 "박지만의 이름이 언론에 언급되는 게 부담스러운 건 이해가 가지만 박지만 건인데 왜 다른 얘기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4일 오전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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