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커버그 육성" … 서울대, 창조경영학과 만든다

중앙일보

서울대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견인할 인재 육성을 위해 '창조경영학과'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준비된 창업 전문 인재를 기르기 위해 체계화된 창업교육을 제공할 학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창조경영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청와대 국정기획·미래전략·교육문화 수석과 교육부 서남수 장관도 몇 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본지가 3일 단독 입수한 서울대 경영대의 '창조경제 견인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창조경영학과 신설안'에는 신입생 선발 방법과 교과과정의 방향이 나와 있다. 기존 입시 제도, 교과 운영 방안과 차이를 보여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설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창조경영학과 입시에서 수능·내신을 최소한만 반영하고 다양성에 방점을 둔 새로운 입시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교과과정도 기업가 정신과 창업 실무에 맞췄다. 저학년은 재무·마케팅 등 경영학 과목과 인문·과학·예술 등을 두루 배우는 통합형 교과목을 이수한다. 고학년은 창업에 필요한 실무·전문지식을 배운다. 실제로 모의 창업을 하거나 벤처기업 인턴십에 참여한 결과를 학점에 반영한다. 4학년은 창업 계획서를 내고 심사를 통과한 학생만 졸업을 허용한다.

 서울대는 또 창조경영학과 학생들에게 자연과학·공학·인문학 등 다른 학문과의 복수전공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다른 단과대 학생들에게도 창조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창업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에인절 펀드'(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고위험·고수익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창업한 학생들이 서로의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도록 해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창조경영 인재를 전국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역별 거점 대학을 5개 내외로 선정해 교두보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현재 고려 대상인 지역 대학은 대전의 KAIST, 대구의 경북대 등이다. 경영대 김병도 학장은 "지난해 서울대 경영대 졸업생 159명 중 회사를 창업한 이는 4명(2.5%)에 불과하다"며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고 체계화된 창업교육과 자금을 지원해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같은 '창업 스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조경영학과를 신설하려면 수도권 대학 입학정원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 총량이 결정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기존 경영학과 정원 135명이 연세대·고려대 정원 300여 명에 비해 적으므로 200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이 정원을 줄인 곳이 있어 여력이 있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도권정비위원회를 열고 심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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