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이웃 간 법정공방, 법원의 결정은

2013. 4. 14.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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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누르고 문 두드리지 마라..간접강제는 기각"

"초인종 누르고 문 두드리지 마라…간접강제는 기각"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층간소음을 두고 이웃끼리 벌어진 싸움이 법정공방으로 번졌을 때 법원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던 A씨와 B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크게 다퉜다.

위층에 사는 A씨 주장에 따르면 A씨네 가족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정도 이상의 소음을 낸 적이 없고, 시끄럽게 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신경까지 썼다고 한다.

하지만 아래층 B씨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위층에서 들리는 소음이 골치 아파 직접 찾아가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심한 갈등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A씨가 B씨를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A씨의 신청 취지는 매우 구체적이었다. '집에 들어오지 마라', '초인종 누르지 마라', '현관문 두드리지 마라', '전화 걸거나 문자 보내지 마라', '주민들한테 허위사실 퍼트리지 마라' 등….

A씨는 만약 B씨가 이를 위반할 경우 한 번에 100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도 함께 신청했다.

법정에 나와 신청인·피신청인석에 나란히 앉게 된 A씨와 B씨는 대리인도 없이 언성을 높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어주면서도 당사자들이 위·아래 층에 사는 이웃이라는 점을 고려해 신청 취지 인정 범위를 제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김재호 부장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A씨네 집에 들어가서는 안 되고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두드려서도 안 된다"고 결정하고, 나머지 신청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로 일부러 찾아가지 않더라도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점, 소음의 원인이나 정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래층 B씨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파트 출입구나 엘리베이터 등 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이웃 간에 완전히 접근을 막기 어려운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어 "B씨가 이번 결정을 위반할 개연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추가 가처분 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층간소음 사건이 법원에서 표면화한 것"이라며 "당사자가 이웃 사이라는 점을 감안해 결정이 내려진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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