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떠도는 청년층.. 67%가 이직 경험

2013. 4. 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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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에 사는 박모(28)씨는 3개월 전에 직장을 그만뒀다. IT업종의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임금이나 근무환경이 자신이 그리던 직장생활과 거리가 멀었다. 퇴직한 뒤 영어학원을 다니며 재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씨는 "취업이 급하기는 하지만 실력을 쌓아 좀 더 나은 직장에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잦은 이직이 청년층 고용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청년층 10명 중 4명은 현재 근로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장을 옮기거나 떠나고 있다. 취업과 재취업 사이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노동시장에 진입할 의욕을 잃어버리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일 발표한 '청년의 고용불안과 재취업'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15∼34세 가운데 취업 경험이 없는 이들은 7.3%에 불과했다. 10명 가운데 9명은 직장을 다닌 경험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 기준 청년 고용률이 53.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고용률과 취업 경험률 사이 큰 격차는 잦은 이직 때문이다. 청년들 가운데 67.1%가 한 번 이상 직장을 옮긴 경험이 있었다. 세 번 이상 직장을 옮긴 경우도 24.3%나 됐다.

이직은 현재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고용형태가 비정규직이거나 임금이 낮아 평소 생각하던 직장생활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워진 탓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이직 사유의 42.0%가 근로여건에 대한 불만으로 드러났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다는 응답도 9.4%, 적성과 맞지 않다는 응답도 8.5%였다.

보고서는 청년들의 빈번한 이직이 졸업 이후부터 자신에게 맞는 직장을 선택할 수 없는 노동시장의 취약한 구조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구조를 해소하려면 청년들에게 충분한 취업정보를 제공해 일 궁합(job matching)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업 위주의 정책을 취업 이후 사후지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2일 청년위원회 규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청년고용이 심각한 만큼 독자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청년취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청년위원회는 청년의 창업과 취업활성화와 관련해 대통령 자문을 수행하는 기구가 될 전망이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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