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시설로 분류… ‘체증해법 뾰족수’ 없다
문화일보서울시내 대표적인 교통 혼잡 지역인 서울역사에 롯데가 아울렛을 입점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울렛이 백화점보다 교통수요가 훨씬 큰 시설물이어서 서울역 일대 교통혼잡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현행법의 맹점으로 인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서울역 민자역사 내에 롯데아울렛이 개점하며 일대에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시 측이 일대 교통량을 측정한 결과 개점 첫날(1월 18일)부터 사흘간 서울역 일대는 교통이 마비됐다. 이 기간 교통량은 평소보다 34% 증가했다.
현재 서울역 민자역사의 주차장 규모는 800여 대 수준으로 하루 평균 2500대를 수용한다.
이후 주말인 26∼27일, 2월 2∼3일에는 오픈 첫 주말보다는 다소 교통량이 줄어들었지만 서울역 인근 청파로 부근은 교통혼잡으로 몸살을 앓았다.
시 관계자는 "개점 당시보다 교통량은 줄었으나 여전히 혼잡하다"며 "일평균 40만 명이 오가는 지역인데다 롯데마트, 롯데아울렛을 찾는 시민들로 인해 교통수요가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아울렛이 서울역 부근에 극심한 교통혼잡을 유발함에도 지자체의 규제 없이 입점할 수 있었던 데는 현행법의 맹점 때문이다.
서울역 민자역사 건립 당시(2003년 개관)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 시설에 백화점을 입점시킬 수 있게 했다.
하지만 현행 건축법 시행령에는 백화점과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판매시설'로만 적시했을 뿐 '백화점' 혹은 '아울렛' 등의 업태 구분이 돼 있지 않다.
백화점을 운영하다가 아울렛으로 업태를 바꾸어도 관계당국에 고지하거나 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울렛의 업태 특성상 백화점보다 더 많은 고객이 모이고 교통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당국이 조치를 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통상 매장규모와 주차장 시설 등의 문제로 아울렛은 도심지가 아닌 도심 외곽에서 영업을 한다. 파주시에서 영업 중인 롯데아울렛의 경우 일평균 3500대의 차량이 드나들고 있다.
시 주택정책실 측은 "현재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판매시설로만 규정돼 있어 업태가 바뀌어도 규제를 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 도시교통본부 측도 "엄밀히 말해 롯데 측이 시에 업태 변경을 알릴 의무는 없으며 교통영향평가 등도 시설물이 지어질 때 받기에 시설에 대한 구조변경이 없는 상태에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어 문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최근 도심지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차 없는 거리 신설, 교통수요 프로그램 개선, 불법주정차 과태료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대형 유통업체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이에 역행하는 영업 행태를 보여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일각에선 롯데 측이 시 당국의 규제를 의식해 아울렛을 준비하면서도 민자역사 시설물에 대한 구조변경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일단 시 측은 개점 한 달을 맞는 16∼17일까지 교통량을 모니터링한 후 롯데 측에 서울역 일대 교통량 감축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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