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살해' 보험·유산 50억.."사이코패스 아냐"(종합)

입력 2013. 2. 5. 17:52 수정 2013. 2. 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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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26억ㆍ유산 30억…경찰 "범행동기 관련 추궁"

경찰 관계자 "살해시도 한 번 더 있었다"

사이코패스 아닌 것으로 판단…일반인 수준

경찰관 외삼촌이 증거인멸 도와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김진방 기자 = 사건 발생 일주일째를 맞은 '전주 일가족 3명 살해 사건'과 관련해 보험금과 유산 규모가 50억원대로 밝혀졌다.

또 피의자인 둘째 아들 박모(25)씨가 보름 전에도 부모를 살해하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고 경찰관인 피의자의 외삼촌이 박씨를 도와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보험금·부동산 등 50억원 대 추정

5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된 둘째 아들 박의 가족 사망 보험금이 26억원 대에 이른다.

보험 개수는 아버지(52)와 어머니 황모(55)씨가 각각 11개이며, 형(27)이 10개로 모두 32 개에 달한다.

사망 보험금은 아버지 7억 6천만원, 어머니 13억 9천만원, 형 4억 3천만원이며, 매달 납부하는 보험금만 모두 3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험금의 수령인은 대부분 '법적 상속인'이어서 범행 사실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피의자 박씨가 모두 수령하게 된다.

다만 보험의 가입자는 박씨가 아니며 박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보험 가입 기간을 살펴보면 1996년, 2001년, 2003년, 2008년, 2009년이 대부분이고 가장 최근에는 2012년 1건이 전부다.

또 현재까지 밝혀진 박씨 가족의 재산은 30억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아버지의 2층짜리 콩나물 공장(대지면적 1천413㎡)이 10여억원에 달하며 공장 인근의 논·밭(3천240㎡)도 시가 10억여원에 이른다.

여기에 박씨의 아버지가 최근 10억원 상당의 땅을 사려 한 것으로 알려져 금융자산도 1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금·유산 어떻게 되나?

박씨의 범행이 이 보험금과 유산을 노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법적으로 박씨의 범행 사실이 확인되면 박씨는 유산과 보험금을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게 된다.

사망 보험금의 경우 보험가입자를 고의로 살해했을 때 수령인의 자격이 상실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박씨의 가족 살해 혐의가 명확하고, 혐의가 확정되면 박씨는 보험금 수령인인 '법적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씨 가족의 보험금은 박씨의 혐의가 밝혀지면 원천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수령인으로 명시된 박씨가 범행을 저질렀다면 보험금이 친·인척에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유산 역시 법적 상속인의 자격을 상실한 박씨에게는 어떠한 권한도 없어 박씨는 유산과 보험금 모두를 손에 쥘 수 없게 됐다.

◇"살해시도 한 차례 더 있었다"

가족을 살해한 박씨의 잔인성은 수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부모를 살해하려 했던 박씨는 범행 보름 여 전에도 한 차례 더 부모를 살해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박씨가 가족을 살해하려 시도한 것은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모두 3차례로 나타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 덕진경찰서는 5일 "둘째아들 박씨가 지난달 중순에 연탄가스를 이용해 부모를 죽이려 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박씨는 아파트 베란다에 연탄불을 피운 뒤 부모가 잠자는 작은방의 벽에 연탄가스를 주입시켜 중독사 시키려 했다.

이를 위해 박씨는 벽에 구멍을 뚫으려 했으나 벽이 단단해 실패하자 이를 포기했다.

경찰은 박씨가 부모와 형을 살해하려 모의실험을 했던 원룸에 보관돼 있는 콘크리트 파편의 출처를 캐묻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

이에 앞서 박씨는 지난달 8일 오전 2시께 부모가 귀가해 잠들자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 연통을 뜯어내 연기가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경찰 외삼촌 증거 인멸 도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씨의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황모(42) 경사가 박씨가 자수하기 전 범행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다음날인 31일 자신의 부모와 형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먹인 뒤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한 사실을 황 경사에게 알렸다.

황 경사는 다음날 자신을 찾아온 박씨의 친구 3명에게 '현장의 유류품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황씨가 증거인멸을 도와준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씨는 경찰에서 "조카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조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 조카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 아닌 것으로 판단…일반인 수준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패륜적인 범죄지만 검사 결과 박씨가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나왔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40점 만점 중 24점이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진단되지만 박씨의 사이코패스 검사 점수는 12∼14점으로 측정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박주호 프로파일러는 "박씨는 유영철과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들이 보였던 감정과 표정이 없거나 지나치게 언변이 논리적이라는 특징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씨가 검거 뒤 보였던 '반성 없는 태도'에 대해서는 '심리적 방어 기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씨는 유치장에서 "여자친구와 단둘이 만나게 해주면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 또는 "나는 머리가 똑똑하다"고 말하거나 유치장 수감자들과 쾌활하게 지내는 등 사이코패스로 의심 살 만한 언행을 보여왔다.

박씨는 이날 성격평가(PIA),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 받았다.

역대 가장 높았던 점수는 21명을 토막살인한 유영철로 39점이었고 정남규 29점, 강호순 27∼28점이었다.

박 프로파일러는 "우울과 불안 증세를 제외하면 일반인과 같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사이코패스 검사 점수가 12∼14점이 나왔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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