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원 직원의 아이디 5개 '제3인물'이 썼다

2013. 2. 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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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씨 아이디 16개 중 5개 건네"…경찰, 확인 중

사용장소 달라…국정원 '조직적 여론조작' 의혹 커져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만든 아이디 중 5개를 김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사용한 사실을 경찰이 확인한 것으로 3일 드러났다. 애초 김씨가 만든 16개의 아이디 중 일부를 제3자가 사용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국정원이 김씨 외에도 다른 요원 또는 제3의 인물을 동원해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의 컴퓨터를 조사해 특정 사이트('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활동한 16개의 아이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선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내가 사용한 아이디는 11개'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이디 5개의 행방이 묘연했던 것이다.

<한겨레> 취재 결과, 경찰은 제3의 인물인 ㄱ씨가 이 5개의 아이디를 사용해 인터넷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이 아이디들이 인터넷 활동을 벌인 아이피(IP·인터넷상의 각 컴퓨터가 갖는 고유 주소)를 분석한 결과, 김씨가 사용했다고 인정한 아이디 11개와 전혀 다른 장소에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원 직원 김씨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16개의 아이디는 주민번호 인증 없이도 전자우편 계정을 사용해 만들 수 있는 포털사이트 야후 서비스를 통해 생성된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바 있다. 김씨가 이처럼 신분 노출을 피해가며 국정원 업무를 위해 만든 아이디 가운데 일부를 제3자인 ㄱ씨가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ㄱ씨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이번 수사의 또다른 핵심으로 떠올랐다.

ㄱ씨는 이 아이디들을 이용해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거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게시글에 '추천·반대' 표시를 하는 등 김씨와 비슷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ㄱ씨는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ㄱ씨가 사용한 5개의 아이디와 아이피가 겹치거나 유사한 활동을 벌이는 등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또다른 아이디 수십개도 추가로 확인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의 유머' 누리집 활동에 김씨뿐만 아니라 제3의 인물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씨가 소속된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에 대한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여론에 개입해온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김씨가 소속된 국정원 심리전단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 김씨가 어떤 지시를 받았고, 이런 활동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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