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4가지 의혹 해명과 반박
■ "아내 동반 해외출장, 비서관 역할 필요해서"
비서관 필요한 출장이 아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해외 출장에 부인이 빠짐없이 동행한 이유에 대해 "비서관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재판관들은 해외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지도 않고, 업무 대부분을 혼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조대현 전 재판관은 재임 6년 동안 딱 한번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초청한 회의 때문이었다. 그는 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귀국했다. 부인은 함께 가지 않았고, 남자 헌법연구관과 둘이 갔다.
당시 조 전 재판관을 수행한 헌재 관계자는 "독일 뮌헨 공항에 도착해 짐을 찾으려고 보니 짐도 사라지고 조 전 재판관도 안 보여 당황스러웠다. 한참 찾다,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 보니 조 전 재판관이 혼자 짐을 찾은 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 전 재판관이 대부분의 일을 혼자서 모두 처리했다고 기억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은 남자라서 출장 때 부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재판관이 호텔방 안에 들어간 뒤에는 도와줄 일이 없다. 여행 목적으로 함께 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관용차 쓴 건 헌재 제안"다른 재판관은 대중교통 이용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이 후보자는 승용차 홀짝제 시행 당시 추가로 공용차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말을 바꿨다. 청문회 시작 전에는 "헌재에서 공용차를 내줬다"고 해명 자료를 냈다.
하지만 경향신문 취재 결과, '헌재에 수석부장용 예비 공용차가 한 대 있었는데 이 후보자가 억지를 써서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 후보자는 처음에는 기름값을 달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공용차를 가져다 탄 것이었다.
이 후보자는 21일 청문회에서 "운전기사가 '예비 차량이 있어서 (차를 몰고) 나왔다'고 말하더라"며 "다른 재판관은 모두 집이 서울인데 나만 분당이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김종대·조대현 등 다른 재판관들은 유류 절약이라는 홀짝제의 취지대로 지하철을 탔다. 다만 민형기 전 재판관은 당시 집이 경기도 일산으로 다소 멀고, 손까지 불편해 개인 승용차를 이용했다.
결국 이 후보자 말대로라면, 헌재가 이 후보자와 자택이 똑같이 경기도이고 더구나 몸까지 불편한 민 전 재판관을 놔두고, 유독 이 후보자에게만 추가 차량을 제공해 국가 방침을 어긴 셈이다.
■ "출판기념회 내부서 연 건 관례"헌재 관계자들 "그런 사례 없다"
이 후보자는 "헌재 구내 출판기념회는 관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 관계자들은 "그런 사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22일 열린 청문회에서 "관례라면 근거를 대라"는 청문위원의 질문에 "김종대 전 재판관이 헌재에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재판관이 쓴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 출판기념회는 지난해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 후보자가 말한 것은 헌재 월례 강연인 백송아카데미 강사로 초청돼 강의한 뒤 치른 '뒤풀이'였다. 직원들을 반 강제로 동원하지도 않았다. 목영준 전 재판관도 2011년 6월 < 상사중재법 > 을 출간했지만 기념회를 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특히 "이(강국) 소장도 그렇게 했다"고 떠넘겼다. 하지만 이는 이 소장이 퇴임을 앞두고 1980년에 쓴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후배들이 단행본으로 만들어 전한 퇴임 기념행사였다.
취재 결과, 2011년 당시 이 소장은 이 후보자에게 "개인 행사이니 밖에서 하고 사회를 헌법연구관에게 맡기는 것도 취소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 소장이 남미로 출장을 가자 그 사이에 헌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 "내 좌우명은 '화이부동'"주변 사람에 가혹하기로 유명
이 후보자는 자신의 좌우명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들과 화합하되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상당수 헌법연구관들은 "이 후보자만의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하나의 사례를 들었다. 이 후보자는 재판관 시절 소아마비로 목발 두 개를 짚고 다니는 연구관을 하루에 10번 가까이 불렀다. 불러서는 '잘못된 글자'를 지적하고 다시 출력해오란 식이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일부 헌재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가 주변 사람을 다루는 태도는 가혹하다"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얘기다.
재판관과 연구관의 관계가 이렇게 강압적인 사례는 드물다.
가령 민형기 전 재판관은 소아마비를 앓아 왼손을 못 쓴다. 그래서 부속실 직원들은 보고서를 넘기기 좋도록 스테이플러를 항상 오른쪽 위에 박는다. 그런데 그런 사정을 몰랐던 어느 연구관이 항상 왼쪽에 스테이플러를 박아서 냈다. 어느 날 민 전 재판관이 "연구관마다 스테이플러 찍는 데도 개성이 다양하다. 왼쪽이든 가운데든 오른쪽이든 한 자리를 고집하더라"고 지나듯 말했다.
이 연구관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야 이유를 알고, 그의 인품에 탄복했다고 한다.
< 이범준 기자 seirots@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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