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서 버려진 책 100만 권..이유가 '황당'

이혜미 기자 2013. 1. 1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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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앵커>

세상이 아무리 스마트하게 변해도 공공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샘같은 곳이죠. 그래서 도서관의 재산 목록 1호는 역시 책입니다. 그런데, 서울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들 많이 이상합니다. 최근 5년 동안 150만 권의 책을 구매했는데, 남은 게 50만 권이 채 안 됩니다. 100만 권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이혜미 기자의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시립 도서관에서 초등학생 필독서로 꼽히는 책을 검색해 봤습니다.

책이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제목만 들으면 알만한 고전도 없습니다.

[도서관 직원 : 저희가 소장이 안 돼 있는 거에요. 필독서라고 해서 우리가 다 소장은 안 되고….]

예전에 소장하다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버려진 것입니다.

[도서관 사서 : 지금 너무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책들도 대부분 많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 교육청 산하 도서관과 평생학습관 22곳에서 사라진 책은 무려 100만 권.

1년에 20만 권 꼴입니다.

아예 폐기되거나 다른 단체로 기증되기도 합니다.

책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책은 계속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오래된 책들은 가치가 있어도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22곳에서 5년 동안 150만 권을 새로 들여 놓았지만 실제 소장 도서는 43만 권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도서관에 남은 책도 상당수는 이용객들이 접근할 수 없는 창고 같은 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은 시민 요구에 의해 다시 구입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다시 안 사도 될 책을 다시 사야 하고 또 새 책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요.]

도서관들이 열람실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김형태/서울시의회 교육의원 : 오래된 고전 같은 책들도 무수히 많이 보장된 그래야 도서관의 원래 설립취지에 맞다, 그렇게 운영되도록 도서관이 바뀌어야 되겠다.]

이용객들의 무질서도 도를 넘고 있습니다.

뛰어다니는 아이들, 큰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부탁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벌이는 게 하루 일과인 직원도 있습니다.

[도서관 관계자 : 좀 조용히 시켜주세요.]

책도 없으면서 시끄러운 곳, 공공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조춘동·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희)이혜미 기자 par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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