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여직원 '수상한 인터넷 행적'하루 평균 4천 페이지 들여다봐

입력 2013. 1. 4. 20:20 수정 2013. 2.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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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찰, 피의자 신분 재소환 조사

대선 넉달전부터 진보 커뮤니티 1곳 집중 접속

인터넷 여론조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4일 오후 2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5일 이후 두번째 경찰 출석이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이후 김씨가 보인 비정상적인 '인터넷 행적'의 이유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국정원 업무의 하나로 인터넷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면,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초유의 사건이 된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8~9월께 업무용 노트북을 국정원으로부터 지급받았다. 김씨가 진보 성향의 누리꾼들이 모이는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처음 가입한 것은 지난해 8월28일이었다. 국정원 업무용 노트북을 지급받자마자 김씨는 실명이 드러나지 않는 아이디를 수십개 만들어 유머 누리집에 가입한 것이다. 노트북 수령 및 유머 누리집 가입 시기도 미묘하다. 지난해 8월28일은 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이 한창 진행중이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합 행보를 보이며 서울 종로구 청계천 전태일 동상을 방문한 날이다. 대선이 본격화하기 직전에 진보 성향 이용자들의 정치적 논쟁이 활발한 누리집에 가입한 셈이다.

이후 김씨의 인터넷 활동은 일반인이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김씨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에 대한 경찰 발표를 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13일까지 74일간 31만여건의 인터넷 페이지를 살펴봤다. 마우스를 클릭해 새로운 글을 볼 때마다 페이지뷰가 1건씩 늘어나는데, 김씨는 하루 4000건 이상의 새로운 글 또는 자료를 살펴본 셈이다. 김씨가 하루 동안 살펴본 페이지 수는 보통 한국인의 한달 평균 인터넷 검색량을 넘어선다. 1페이지에 10초씩만 머물렀다 해도 하루 11시간 이상 인터넷에 매달렸다는 이야기인데, 대선 직전 두달여 동안 김씨가 국정원에서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부터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씨가 자신의 원래 아이디를 쓰지 않고, 새로 아이디를 만들어 '오늘의 유머' 누리집 회원으로 가입한 것도 여전히 의문이다. 김씨는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인 ㄷ사와 ㄴ사에 각각 실명으로 가입해 받은 아이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김씨는 이 아이디 대신 또다른 포털사이트인 야후에서 개설한 16개의 전자우편 주소를 이용해 '오늘의 유머'에 가입했다. 외국계 포털업체인 야후는 실명인증이 필요 없고, 국내 수사기관의 관할권이 없어 영장이 있어도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방식도 일반인들과 달랐다. 경찰은 "김씨의 인터넷 활동은 특정 사이트(오늘의 유머)에 집중됐고, 다른 주요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4개월 동안 특정 커뮤니티만 집중적으로 드나들었다는 것이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경찰은 이번에야말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지난 12월17일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 직후 중간 수사결과 발표라는 명목 아래 또다른 대선 개입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은 지금이라도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환봉 손원제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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