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저격수' 이정희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알거다"

입력 2012. 12. 5. 00:10 수정 2012. 12. 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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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대통령은 필요하지만 여왕은 필요없다"'애국가 논란' 언급에 "다 했는데 왜 기억 못하나"

제 18대 대선 후보들의 첫 티브이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 그것만 기억해달라"고 말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당황하게 했다.

이정희 후보가 외교분야 토론에서 최근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제소한 사건을 언급하며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위험성을 언급하자, 박 후보는 이 제도를 옹호하다가 주제와 다른 질문을 했다. 박 후보는 "외교문제와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이정희 후보는 계속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왜 토론회에 나왔냐. 나중에 후보를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을 그대로 받게 된다. 그런 도덕적 문제도 있는데 왜 나왔냐"고 압박했다. 그러자 사회자인 신동호 아나운서가 "죄송하지만 주제에서 벗어난 질문"이라고 박 후보의 발언을 제지했다. 박 후보도 "알겠다"고 대답하며 다른 질문을 하려했다. 이때 이정희 후보는 "대단히 궁금하신 모양인데 말씀드리겠다. 저는 박근혜 후보 떨어뜨리려 나왔다. 그것만 기억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정희 후보는 토론 내내 박 후보에게 각을 세웠다. 기조발언에서 이 후보는 "여성대통령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왕은 안되지 않겠나. 불통과 오만, 독선의 여왕은 대한민국에 필요없다"고 치고나갔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는 "솔직히 말해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장물로 월급받고 살아온 분이 말하니 믿기지 않는다. 박 후보가 이사장이던 정수장학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지태씨를 협박해 뜯어낸 장물 아닌가. 영남대도 빼앗아서 28살 때 이사장하지 않았나. 새누리당은 비리가 굉장히 많은데 박 후보 지지율 지키느라 꼬리자르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에게 "측근 비리 드러나는 즉시 대통령직 사퇴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할 의향이 있냐"며 거듭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대통령직 사퇴를 약속하는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받았다.

애국가 논란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정면 돌파했다. 박 후보가 "통진당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 나라 대통령을 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제가 민주노동당 대표 2년 간 했고, 통합진보당 대표도 했다. 그간 국가 행사에서 애국가를 다 했고, 그 내용이 방송도 됐는데 왜 기억을 못하나"고 맞받았다.

오히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주권 수호 의식을 문제삼았다. 이 후보는 "외교의 기본은 주권을 지키는 것이다. 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알거다. 한국이름 박정희. 군사쿠데타하고 굴욕적인 한일협정 밀어붙인 장본인이다"라며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한 이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이 한미에프티에이(FTA)를 날치기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넘겼다. 대대로 나라 주권을 팔아먹는 사람이 오히려 애국가를 부를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현금 6억원은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며 이를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내가 (전두환 대통령에게) 6억원을 받았다고 언급했는데 그 당시에 아버지도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했다. (전 대통령이) 아무 법적 문제가 없는 돈이니 받으라고 해서 경황없는 상황에서 받았다. 난 자식도 없고 가족도 없으니 그건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원 사회환원, 대선 전에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예상을 깨고 이정희 후보가 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누리꾼들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아이디 @ini**는 "오늘 토론으로 대선 캐스팅 보트는 안철수보다 이정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적었다. @aji**는 "이정희 후보가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 오히려 문재인 후보는 너무 젠틀하다"고 밝혔다.

이정희 후보의 발언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도 커졌다. 한 누리꾼은 "박정희가 이정희에 의해 주목받는다. 지금 트위터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 1위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2위가 다카키 마사오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 누리꾼은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시종일관 공격만 했다. 이는 제대로 된 토론의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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