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X 팔리다"며 웃은 성폭행 피고인들

조선일보

21일 오후 수원지법 310호 법정. 형사11부(이동훈 부장판사) 심리로 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모(24)씨와 고모(27)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지난 8월 28일 새벽 수원시 인계동 호프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 A(21)씨가 만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자 인근 모텔로 데려가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여성은 7시간 넘게 모텔 객실에 혼자 방치됐다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만에 숨졌다.

숨진 여성의 아버지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사람이 죽었는데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 엄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피고인들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검찰은 고씨에게 "(숨진) 여성의 동의를 얻어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사실이냐? 그렇다면 왜 후배에게도 성관계 사실을 숨겼느냐"고 물었다. 함께 구속된 후배 신씨에게 A씨를 소개한 고씨는 후배 신씨에 이어 만취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알몸 상태에서 유혹해 어쩔 수 없이 하게 됐다. (성관계 사실을) 숨긴 이유는 후배에게 소개한 여자와 성관계를 가진다는 게 쪽팔려서 그랬다." 고씨는 웃음을 터뜨렸다. 법정에선 혀를 차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검찰이 재차 질문을 하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쪽팔리지 않습니까? 쪽팔리지 않겠습니까?"라고 웃으며 반문했다.

후배 신씨는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일관했다. 그는 경찰 검거 직후 성 접촉을 인정했으나 숨진 여성의 체내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되지 않자 부인하기 시작했다. 그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시도했지만, 피곤하고 술에 많이 취해 실제 성관계를 했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 피해자가 사망한 점은 죄송하지만, 하늘을 우러러 성폭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방청석에 있던 숨진 여성의 유족들은 한숨을 내쉬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공모해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지만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고씨와 신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4일 열린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