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하니?" 묻지 않는 시대 왔다

박충훈 입력 2012. 11. 12. 09:01 수정 2012. 11.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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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의 미래①] '셋 중 한 명이 혼자' 20년 후를 보다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사는 학원강사 신현진(가명·34) 씨는 3년 전 방 두 개짜리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이사 왔다.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미혼인 그는 "원룸 오피스텔에도 살아봤지만 반려동물을 기르며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금 무리해서라도 방 두개짜리 집을 구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최근 트위터에 "이 집에서 함께 살 '하메(하우스메이트)'를 구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현재 남자친구가 있지만 당분간 결혼할 생각이 없는 그는 자신처럼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여성 하우스 메이트를 구해 방세 부담을 덜고자 한다.

학창 시절부터 옥탑방을 비롯해 여러 자취방을 전전했던 신씨는 혼자 산다고 해서 좁은 집에 꼭 필요한 가구만 들여놓은 채 살고 싶진 않았다. 그는 집에서 독립하기 전 부모의 잦은 다툼을 지켜봤던 터라 "사람에 치일 것 없이 경제적 능력이 있으면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고 말한다.

1인가구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통계청은 올해 기준으로 전국의 1인가구가 454만가구(전체 가구의 25.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서울에서만 매년 1만6000가구의 1인가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2035년에는 총가구수 2226만1000가구 중 1인가구가 763만가구(34.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 집 중 한 곳이 1인가구라는 의미다.

앞으로는 배우자와 이혼·사별 후 혼자가 된 이들이나 65세 이상 고령자인 1인가구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35년 65세 이상 1인가구가 전체 1인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배우자와 사별한(35.4%) 1인가구가 미혼(33.8%)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보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부상하는 1인가구의 4대 소비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인가구 증가세는 1990년 102만가구에서 지난해 436만가구로 4.3배 확대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1인가구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 만큼 불안정하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가족실태 및 정책 수요조사(2011)' 설문 결과 20~40대 1인가구는 '치안', '생활비 부담', '불규칙적인 생활', '주거 불안정'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주거 불안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서울 1인가구 중 월세 비율이 43.1%를 차지했다. 전체 주택 점유 형태에선 83.6%가 주택을 소유하지 못한 상태였다.

서울 여성가족재단 보고서는 "1인가구의 주택 소유율이 굉장히 낮다는 것은 1인가구의 주거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직장과 무조건 가깝게", "방이 좁고 넓고 이런 거 필요 없고", "원룸 얻을 돈이 없어서" 등 혼자 사는 이들 대부분이 출근·통학 거리, 경제 사정에 매어 '삶의 질'을 생각지 않고 있었다.

혼자 사는 이들의 '주머니 사정'도 큰 걱정거리다. 현재 1인가구 중 대다수가 소득이 적은 편이다. 실제로 '경기도 가구 특성변화에 따른 주택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민 중 1인가구의 71.7%가 저소득층이었다. 최근 대선 레이스에서 '1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10만 가구 건설', '여성전용 공공원룸텔' 등의 공약이 나오긴 했지만 세제 지원 등 보다 광범위한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관련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서적인 면에서도 한국의 1인가구는 완전히 독립된 삶을 사는 일본, 미국 등에 비해 가족 중심적인 패러다임에 얽매여 있다. '1인 가구'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가구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에 대한 개인, 사회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스로 고립된 삶을 살기보다 주변과의 접점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1인가구라 해도 기존 가족상에 매이지 말고 다양한 인간관계와 더불어 상부상조 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기획하고 꾸려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편집자 주 >"왜 시집 안가니? 배우자는 있고?"라는 집안 어른의 질책이 사라지고 "혼자 살 건데 집은 넓어서 뭐해?"라는 질문이 우문이 되는 '1인가구' 시대가 오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1인 가구가 생활 속에서 부닥치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이들을 찾아가 봤다. 1인가구 지원에 필요한 정책과 사회문화에 관해 전문가들의 조언도 구했다. '혼자 살면서 장보는 법'이라는 사소한 궁금증부터 '가정을 대체할 공동체'에 대한 탐구까지 '평범한 1인이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 관련기사 < 2035년 혼자사는 김장수 씨의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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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훈 기자 parkjovi@<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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