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구두 vs 박근혜의 구두
10.26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2011년 9월 7일, 구두 사진 한장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뒷굽이 뜯겨져 있는 낡은 구두였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안철수의 아름다룬 양보까지 이끌어낸 박원순의 구두였다. 그 구두는 서민적이고 청렴한 이미지를 극대화 하는데 유용했다.
최근 박근혜 후보가 연거푸 구두를 벗었다. 중앙선대위 청년본부가 출범하는 자리에서 구두를 벗고 젊음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빨간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박근혜 지지자들은 빨간운동화보다 그의 벗은 구두에 주목했다. '10년 된 낡은 구두', '이런 정치인이야말로 세금 함부로 쓰지 않을 것'이라며 구두 사진 퍼 나르기에 바빴다. 박후보가 카카오톡 본사를 방문했을 때도 면담 탁자 밑 마침 박후보가 벗어둔 구두 사진이 '낡은 구두'의 증거물로 유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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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
언론도 여기에 동조했다. 얼마 전 박후보가 서울 대학로를 방문했을 때 뉴스1은 '색칠이 벗겨지고 밑창이 닳은 구두를 신고 있다'며 사진에 빨간 동그라미까지 쳐서 보도했다. 조선일보도 인터넷을 통해 '박근혜의10년 된 구두'를 수차례 보도했다. 이밖에도 연합뉴스, 국민일보, 매일경제, 기타 극우 성향의 인터넷 매체들이 가세했다.
박원순과 박근혜의 구두, 무엇이 다른가? 박원순의 구두는 한 사진작가가 찍어 트위터에 올린 것을 계기로 회자 되었고 박근혜의 구두는 박근혜 캠프가 공식적으로 기자들에게 '자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10월 19일 조윤선 대변인이 말한 것이야 기자가 물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8월 16일 당시 캠프 총괄본부장이던 최경환 의원이 기자들 점심 사주면서 '박근혜의 구두'를 굳이 언급했고 그것이 시발점이었다.
시발점으로부터 두달 넘도록 언론과 지지자들이 나름 열심히 유포했는데도 성에 덜찬 것일까? 박근혜 후보는 10월 31일에도 수원의 한 구두 가게를 방문해 구두를 신어 봤다. 아니, 구두를 벗어 보였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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