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드라마' 반토막 낸 8시 MBC 뉴스데스크 첫 날

2012. 11. 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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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여전히 3사 뉴스 중 꼴찌… 신설 꼭지도 급조했다는 혹평도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42년 만에 밤 9시에서 8시로 시간을 옮긴 MBC < 뉴스데스크 > 가 5일 막을 올렸다.

MBC 경영진은 지난달 15일 뉴스 소비 시간 패턴이 변했다면 전격적으로 뉴스 시간대 변경을 결정하고 "스마트미디어시대가 요구하는 한 발 빠른 뉴스"를 할 것이라며 '8시 뉴스데스크'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막상 뚜껑을 연 MBC 8시 < 뉴스데스크 > 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8시 뉴스 개편을 기념해 신설한 꼭지 프로그램은 급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전히 편파 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많다. 시청률이 소폭 올라 시청률 상승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뉴스 시간에 밀려 저녁 7시대로 내려온 일일드라마의 시청률이 반토막 나면서 색을 바랬다.

8시 < 뉴스데스크 > 첫 날 전국 시청률로 8.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한달 간 9시 < 뉴스데스크 > 의 평균 시청률이 6.7%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2% 오른 수치다. 동시간대 SBS < 8시 뉴스 > 시청률은 10.9%, KBS < 뉴스9 > 은 20.4%를 기록해 MBC < 뉴스데스크 > 는 여전히 지상파 3사 중 꼴찌에 머물렀다.

MBC 8시 뉴스 편성으로 저녁 7시 15분으로 전진 배치된 일일드라마 '그대 없인 못살아'는 6.2%를 기록해 전주 평균보다 5.6%나 떨어졌다. 당초 저녁 7시 45분에 방영되다가 < 뉴스데스크 > 방송 시간대 변경으로 저녁 8시 50분으로 편성된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도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 0.4% 떨어진 6.2%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SBS 드라마인 '그래도 당신'은 17.9%로 전주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11월 5일 MBC 8시 뉴스데스크 화면.

뉴스 시청률이 첫날 소폭 오르긴 했지만 동시간대 타 방송사의 경쟁력과 비교할 때 향후 시청률 상승은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저녁 8시 드라마를 보던 시청층이 갑자기 MBC 뉴스 채널로 돌리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고, 뉴스 선택에 있어 쉽사리 바꾸지 않은 시청 패턴을 고려하면 SBS < 8시 뉴스 > 를 보던 시청층도 MBC 뉴스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저녁 8시대에 편성돼 있는 KBS 1TV 일일연속극인 '힘내요 미스터김'은 5일부터 새로 방영된 프로그램인데도 기존에 유지돼 왔던 드라마 시청률인 20%대를 기록했다.

5일 < 뉴스데스크 > 의 내용 역시 신선하다는 평가보다는 급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신설된 '이시각 대한민국' 이라는 꼭지 프로그램은 헬기까지 띄워 하늘 위에서 리포트를 실시간으로 연결했지만 단순히 서울 잠실 야경을 비추는 데 그쳤다는 평이다.

또한 서민들이 대선 후보에게 바라는 내용을 직접 목소리로 전하는 '경청 코리아' 꼭지 역시 서둘러 제작한 흔적이 역력했다. 보통 시민 인터뷰에는 실명이 나오는 것이 기본인데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을 회사원, 제조업 종사자, 대학생, 할머니, 대학생, 근로자, 할아버지, 상인 등으로 자막 처리했다.

▲ 11월 5일 MBC 8시 뉴스데스크 화면

▲ 11월 5일 MBC 8시 뉴스데스크 화면

▲ 11월 5일 MBC 8시 뉴스데스크 화면

방송 내용도 여전히 편파성 보도가 뚜렷했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평가다.

타 방송사는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 뉴스를 전하면서 단일화 전망에 초점을 맞췄지만 MBC는 유독 "안철수 후보의 회동 제안은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데다 최근 호남지역 지지율이 출렁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며 단일화 제안을 폄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상설특검 도입 등 부정부패 척결과 공천개혁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춘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며 야권 단일화에 맞서 나갈 예정"이라고 추켜올렸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세번째 국감 증인 출석을 거부한 김재철 MBC사장에 대해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것을 두고도 배경 설명 없이 야당 단독 처리한 내용을 강조해 자사 이기주의 보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회의 당시 야당 위원들은 새누리당이 세번째 국회 출석 불응시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합의해놓고도 보이콧을 선언해 단독으로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5일 < 뉴스데스크 > 보도를 보면 야당 위원들이 청문회 개최 의결을 강행했는지 이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재훈 MBC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앞뒤 맥락을 모두 잘라먹고 청문회 개최를 의결한 것을 날치기로 통과된 것처럼 인상을 주고 있다"며 "편파 보도의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8시 < 뉴스데스크 > 첫날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도 차가웠다. 한 누리꾼는 "MBC가 한 시간 빠른 뉴스를 표방하며 8시로 옮겼다. 빠른 뉴스가 아니라 바른 뉴스를 하면 시청률은 자동으로 오를텐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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