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관광객 "세상의 모든 성매매, 한국에 있더라"

윤형준 기자 2012. 10. 29.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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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일본인 상대 성매매 알선사이트 조사

"처음 뵙겠습니다. 후쿠오카 사는 회사원입니다. 한국에서 룸살롱 같은 곳은 혼자 가면 좀 민망하니까 마음이 맞는 동료를 모집합니다. 11월 방한 예정입니다."

지난달 24일 일본 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성매매를 홍보하는 한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한국놀이 친구모집'이라는 제목의 이 글에는 "저는 11월 3일 연휴에 갈까 하는데요" "저는 미에현에 사는 회사원입니다. 완전 동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일본인들이 인터넷에서 만나 한국으로의 성매매 관광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 내 성매매를 홍보하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과거 '기생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여행사 등을 통해 단체로 한국에 성매매를 오던 일본 남성들이 이제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원정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성매매를 소개하는 사이트에는 우리 성매매 문화를 조롱하는 듯한 일본인들의 글들도 넘쳐났다. 부끄러운 우리 성매매 문화의 단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국 내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이트 16개를 파악하고, 이 중 5개 사이트 운영자를 붙잡아 조사하는 한편 나머지 11개 사이트의 운영자를 쫓고 있다.

일본인 상대 성매매를 홍보하는 A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룸살롱' '풀살롱' '키스방' 등의 성매매 업태들이 자세히 분류돼 있었다. 한 일본인은 "일본의 풍속(성매매를 의미)은 쇠퇴 추세입니다. 한국은 신선했습니다. 풀살롱, 룸살롱, 키스방, 안마, 마사지 등 이번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매매)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일본인은 "서울,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썼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한국 요정'으로 분류된 한 업소에 대해 반나체 차림에 한복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올려놓고, "한국 전통음식과 한복 여성들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엔 마치 영화를 보고 후기를 남기듯 성매매 후 경험담을 남기는 게시판도 있었다. 한 일본인은 "한국은 합리적인 가격이 기쁩니다. 마사지와 서비스, 섹스까지 다 하는 데 한 3만엔 정도? 7개월 만에 찾은 서울이었지만 정말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심지어 "내가 한국 풍속 여성에게 한국어로 '조국을 침략한 일본인에게 팔린 기분이 어때?'라고 말하자 굉장히 분한 얼굴이더라"라는 자극적인 글도 있었다.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김종갑 교수는 "이러한 사이트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인을 한꺼번에 무시하고 멸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며 "한국에 대해 어긋난 인식을 심어주는 데 앞장서는 사이트들을 반드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를 막기 위한 비영리 단체인 '낫포세일'의 대표인 데이비드 뱃스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교수는 지난 7월 방한해 "저개발 국가의 가난한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주로 성매매를 한다"며 "한국은 소득 2만달러가 넘는 선진국인데 성매매가 성행한다는 것은 독특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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