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중국산 '인육캡슐'이 만병통치약 소문.. 왜?

인지현기자 2012. 10. 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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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태아' 구하기 쉬운 中서 대량 생산

과거 중국에서 불로장생을 꿈꾸는 이들이 건강과 장수를 위해 남몰래 즐겼다던 '인육(人肉)'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도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출산 도중 사망한 태아 또는 영아의 사체를 건조시킨 후 갈아 만든 '인육캡슐'이 그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5월 관세청이 압수한 인육캡슐 12종에 대해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모든 캡슐에서 인간 유전자가 검출됐다. 심지어 캡슐 안에 든 태아의 성별도 구분할 수 있었고 머리카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캡슐 안에 '진짜' 인육이 들어있는 것이다.

이처럼 엽기적인 인육캡슐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은 말기 암환자 등 중증 환자들 사이에서 인육캡슐이 '자양강장제'나 '만병통치약' 등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허약체질로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큰 병을 앓고 난 환자들에게 효험이 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태반보다 월등한 미용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년 여성 중에서도 찾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식약청 검사 결과, 이 같은 소문은 모두 캡슐 판매상들의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식약청에 따르면 인육캡슐에는 이 같은 의학적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인간이 가지고 있는 포도상구균, 장구균 등 각종 유해세균과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다.

식약청이 확보한 12종의 캡슐 중 9종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됐고 특히 한 캡슐에서는 기준치의 18만 배가 넘는, 무려 187억 마리의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인육캡슐에는 임산부나 사산된 태아의 몸에 있던 각종 세균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다 제조 과정에서 각종 잡균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육캡슐은 중국에서 생산·소비되며 그 중 일부가 국내에 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이 인육캡슐의 주 재료가 되는 '죽은 태아'를 구하기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1979년부터 시행된 한 자녀 정책으로 지난 30여년간 약 3억 명의 태아를 강제 낙태시켰고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당국과 병원 관계자들의 묵인하에 죽은 태아가 인육캡슐 판매 및 유통업자들에게 넘겨졌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인육캡슐은 대개 가정집이나 가내 공장 등에서 비위생적인 처리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캡슐 제조업자들이 가정집 냉장고에 죽은 태아를 보관하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시신을 건조시키는 장면이 지난해 국내 방송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과정에서 관세청에 적발된 인육캡슐만 무려 3만 정에 이른다. 주로 중국 톈진(天津), 옌볜(延邊) 등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국제우편과 여행자 휴대품 등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데 실제 유통되는 인육캡슐의 양은 적발된 것의 몇배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중국동포들이 주 유통 및 판매책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광주에 사는 중국동포 A 씨는 지난해 2월 입국할 때 캡슐 3000정을 분말 형태로 밀반입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관세청에서는 인육캡슐의 밀반입을 근절하기 위해 중국발 여행자의 휴대품과 특송우편물로 반입되는 성분표기 미상의 약품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포장에 의약품으로 표기된 물품도 내용물을 확인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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