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박정희 미화행사에 1억5천만원 지원

2012. 10. 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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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사상과 철학 선양, 예술로 승화" 정수대전 9년간 지원… 정작 장학사업은 시늉만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정수장학회가 지난 9년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상과 철학을 홍보하는 미화 행사에 1억 5천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주식을 매각해 대금으로 선심성 복지사업을 쓰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공익법인인 정수장학회의 정치적 성격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정수대전'이라는 행사에 1억4834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정수대전은 "박정희 대통령의 사상과 철학을 선양하고 그 정신을 예술로 승화시켜 역량있는 신예작가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찬양 행사라는 의혹이 나온다.

정수대전은 구미에 소재한 박정희 체육관에서 개최되고 행사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꾸준히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박 후보뿐 아니라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포함해 경북 지역 새누리당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왔다. 최 의원은 "지역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대단히 편향된 단체의 정치적 편향성이 노골적인 행사"라고 지적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정수대전은 박정희 대통령의 사상과 철학의 선양 및 문화예술발전 업적을 기리고, 향토미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하는 예술대축제로서 정수대전이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구미 '박정희 체육관'에 개최된 '대한민국 정수대전'에서 테이프 컷팅을 하는 박근혜 후보(위 사진)박근혜 후보와 정수문화예술원 신재학 이사장(가운데 인물)·김관용 경북도지사(오른쪽) ⓒ최민희 의원실

정수대전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정수문화예술원과 참여인사를 살펴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이 더욱 높아진다.

경북 구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1997년 한국정수미술문화협회로 출범했다. 이후 지난 2004년 사답법인으로 출범해 활동해오고 있다.

5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재학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문화예술행사로 추모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정수문화예술원의 3대 이사장인 심정규씨는 새누리당 경북도 비례대표 도의원으로 현재 새누리당 경부고당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히 정수장학회는 공익법인으로 정작 지원해야할 장학금 지원 사업의 규모는 정수대전 행사 지원에 비해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정수장학회의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정수장학회는 '대한민국 청소년 아이디어 및 디자인대회'에 4회에 걸쳐 1832만원을 지원했고, 서울중부교육청의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지원금'으로 4회에 걸쳐 1400만원, 경기공업고등학교의 '북방교포자녀초청 유학경비'로 2회에 걸쳐 1천 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정수장학회는 같은 기간 대한민국 정수대전에는 5924만원을 지원했다.

최 의원은 "최근 정수장학회가 MBC로부터 기부금을 증액받아 '박정희 사진집'을 제작하는 것을 두고 정수장학회의 '박정희 미화사업' 논란이 제기되었는데, 이미 정수장학회는 오래 전부터 '박정희 미화사업'에 몰두해왔음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박근혜 후보는 더 이상 정수장학회가 자신과 무관하다는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하려 하지 말라"며 "지금 즉시 최필립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고 정수장학회를 김지태씨 유가족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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