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화에 오천원!' 국민대 '황당' 문자 논란

박진영 기자 2012. 10. 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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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국민대가 지난 12일 재학생 및 일부 졸업생,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발송한 '후원금 요청' 문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자를 받은 재학생 등이 '무슨 근거로 기부를 하라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26분 발송된 문자에는 '국민대 ARS후원금 모금 전화 060-700-1070 '라는 안내와 함께 '한 통화에 오천원! 작은 정성과 참여가 국민대학교의 저력을 크게 키웁니다. 국민대학교 홍보팀'이라고 적혀있다.

국민대 경영대에 재학중인 심모씨(26)도 문자를 받았다. 심씨는 '뜬금없이' 날아온 문자에 '어이없다'는 반응.

▲지난 12일 오전 11시 26분 1만 5000여명의 재학생 및 일부졸업생,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발송된 국민대학교의 ARS 후원금 모금 안내 문자 캡쳐

심씨는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지 당혹스럽다가 학교에 대한 실망감, 배신감이 밀려왔다"며 "무슨 근거로 졸업생도 아닌 재학생들에게까지 '기부'를 요청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모금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

심씨는 "우리는 이미 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니고 있다"며 "어쨌든 학교도 돈을 받는 입장에서 추가적인 서비스 없이 돈을 요청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단돈 50원이라 해도 사용처나 이유에 대해 최소한의 설명을 해야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대학교 '졸업생'도 이같은 소식에 '황당'하기 그지없다. 국민대 졸업생인 김모씨는 "문자를 받은 친구 및 후배 이야기를 들었는데 '스팸 아니냐'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진짜 국민대'인 것으로 확인하고 나서 더더욱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대 홍보팀측은 "재학생 1만 5000명과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문자를 발송한 것은 사실"이라며 "개교기념일도 다가오는 시점에서 다시 한 번 학교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5000원씩 15000명 모두에게 모금을 받아도 75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소액"이라며 "돈 보다는 학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도모하려는 홍보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몇몇 학생들로 부터 '스팸이 아니냐'는 전화를 받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은 없었다"며 "원래 학교발전기금이라는 개념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나 ARS를 통한 기부시스템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학생들에게도 알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문자를 '상세한 목적과 용도에 대한 설명없이' 보낸 것에 대해서도 "후원금은 학생들을 위한 비용에 쓰이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문자상 긴 설명은 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단한 안내 차원으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 ARS후원금 모금 문자 발송에 대한 국민대학교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SNS상에 이어지는 비판 댓글들

홍보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및 졸업생들의 비판은 SNS상에서도 이어졌다.

국민대의 한 학생은 SNS상에 문자를 캡쳐한 이미지를 올리고 '그러니까 애들 말에 따르면 학교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를 보여주기 위해 오천원을 내라는건데 장난하냐?"는 글을 게시했다.

또 홍보팀의 설명에 대해 최모씨는 "500만원 부담스러워서 휴학했는데 1만 4000명에게 5000원씩 모아도 5000만원 밖에 안된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성모씨는 이에 대해 "자신들이 쇄신하면 될 문제를 학비 부담에 끼니까지 걱정해가며 다니는 학생들한테 전가하는 건 정신머리 나간 짓"이라고 질타했다.

또 이모씨는 "교직원들에게도 문자가 갔다"며 "이런 정신나간 정책이나 펼치는 총장과 처장단 교수, 재단 등 본부에 책임을 분명이 묻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머니투데이 박진영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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