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高3학생, 불타는 택시 뛰어들어..

최우영 기자 2012. 10. 12. 14: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 "의로운 김군에게 경찰서장 표창 예정"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서울 강남경찰서 "의로운 김군에게 경찰서장 표창 예정"]

강남소방서(서장 민목영) 소방관들이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차량을 들이받고 빌딩 앞 볼라드를 넘어 인도의 가로수와 가로등을 들이받은 택시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고로 택시기사 안모 씨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엔진룸 등 소실로 400여 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강남소방서 제공) 2012.10.11/뉴스1

지난 11일 오전 7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앞 가로수로 쏘나타 택시 1대가 돌진했다.

택시기사 안모씨(73)가 서초구 잠원동 은강교회 앞에서 신호위반 차량을 피하려다 사고를 낸 뒤 정신을 잃고 500m 가량 가속페달을 계속 밟았다. 안전벨트도 풀지 못하고 기절한 안씨의 차 엔진룸에서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폭발음과 함께 차량에 불이 붙었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발걸음을 멈췄지만 치솟는 불길 때문에 발을 동동 굴리며 구경만 할 뿐. 그때 쏜살 같이 달려나가 택시기사를 들쳐 업고 나오는 교복차림의 학생이 있었다. 서울 현대고 3학년 11반에 재학중인 김택우군(18)이었다.

김군은 택시기사 안씨를 부축하며 연신 정신을 차리라 외치다 주위 시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상황을 인계한 뒤 다시 등굣길에 올랐다. 학교에 가서도 평상시와 다름 없는 일상을 보냈다. 신속한 구조 덕에 김군 역시 부상을 입지 않아 주변인들은 더욱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김군의 존재가 알려진 건 경찰서에서 현대고에 '표창 수여' 때문에 연락을 보냈기 때문. 한명완 현대고 학생주임(53)은 "경찰에서 김군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싶다며 인적사항과 교우관계 등을 문의했을 때 상황을 파악했다"면서 "김군은 평상시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성적도 중상위권을 유지하는 '모범생'이었다"고 전했다.

김군은 사건 경위를 묻는 질문에 "걸어서 등교하던 중 불 붙은 택시 안의 할아버지를 보고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던 길을 되돌아와 구출하게 됐다"면서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더라도 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한명완 학생주임은 "김군이 고3이라 입시 공부 때문에 일찍 등교해야 함에도 지각을 감수하면서 인명을 살리려 노력해 장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달 안에 김기출 경찰서장 이름으로 김군에게 '용감한 시민' 표창장과 상패를 수여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young@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