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기업 제품 NO" 불매운동 나선 대학생들
연대 동아리 '생사여부' "위안부 문제 동참 차원"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대학생들이 쓰는 필기구나 술, 담배 중에 일본 극우단체를 지원하는 기업이 만든 제품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위안부 문제에 공감하는 의미에서 이들 제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입니다."
2일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김우현(20·신문방송학 2년)씨의 말투에는 앳돼 보이는 외모와 달리 어른스러운 진지함이 묻어났다.
김씨는 이 학교 신문방송학과 광고 동아리 '생사여부(생각하는 사람은 여기서 부활한다)'의 회장이다.
그는 현재 24명의 회원과 함께 지난달부터 일본의 우익 교과서 개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사히맥주, 마일드세븐, 니콘 등 5개 일본기업 제품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경색된 한일관계 탓인지 올해 광복절은 조금 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청산되지 못한 역사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특히 위안부 문제는 지금도 진행 중인 비극이라는 생각에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하기만 했어요."
경기도 광주시 위안부 할머니 단체인 나눔의집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은 위안부 문제를 더욱 절실히 느끼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학기 우연히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한 몇몇 회원들이 다른 회원들과 경험을 공유했고 그래서 회원들에게 위안부 역사는 낯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여름방학 기간 내내 머리를 맞대 고민한 끝에 극우단체를 지원하는 일본기업의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캠페인에 주력하기로 했다.
다른 학생들이 학원과 도서관에서 취업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동안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플래카드와 불매운동 캠페인 동영상을 제작했다.
9월 개강 첫날 구체적인 제품명과 함께 '아직도 위안부가 매춘부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적힌 5개의 펼침막을 취업설명회 홍보물 사이에 설치했다.
회원들이 방학기간 공들여 제작한 동영상은 개강에 앞선 지난달 27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공개됐고 한 달여 사이 조회수 8천건을 넘어서며 큰 호응을 얻었다.
"펼침막과 동영상을 본 많은 친구가 '아, 그 술은 마시면 안 되겠네' '그 펜 대신 다른 펜 써야겠다'라고 반응해왔어요.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뭔가 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이들은 이 캠페인을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다. 영어 자막을 추가한 동영상도 제작해 유튜브에 추가로 배포하기로 했다.
"우리가 캠페인을 벌인다고 일본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불매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에 조금이라도 더 깊이 고민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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